한국과학기술원(KAIST) 연구진이 모든 코로나19 바이러스 변종에 큰 효과를 나타내는 중화항체를 개발했다. 현존 바이러스와 앞으로 출현할 수 있는 다양한 신·변종 코로나19에 치료 효과를 기대할 수 있는 치료 물질과 이를 만들어낸 기술이 주목받고 있다.
KAIST는 오병하 생명과학과 교수 연구팀이 오미크론을 포함해 현재 유행하고 있는 모든 코로나19 변종 바이러스에 뛰어난 효과를 나타내는 중화항체를 개발했다고 4일 밝혔다. 중화항체는 신체에 침투한 병원체의 생화학적 영향을 중화해 세포를 방어하도록 생체가 만들어내는 치료용 단백질을 뜻한다.
오병하 교수 연구팀은 '계산적 항체 디자인' 기술을 개발하고 이를 적용해, 바이러스 항원에서 변이가 생기지 않는 부분에 강력하게 결합하는 항체를 개발했다. KAIST 측 설명에 따르면 이 항체는 오미크론을 포함해 현재까지 알려진 SARS-CoV-2의 모든 변이 바이러스와 SARS-CoV-1, 천산갑 코로나 바이러스에도 강력한 결합력을 보였고, 우수한 중화 능력도 나타냈다.
오 교수는 "이번에 개발한 항체는 아미노산 서열이 거의 바뀌지 않는 표면에 결합하기 때문에 향후 출현할 수 있는 신·변종 코로나바이러스에 즉각 대응할 수 있는 치료 물질이 될 수 있다는데 큰 의의가 있다"며 "이번 연구를 통해 개발한 계산적 항체 디자인 방법은 실험적으로는 얻기 어려운 항체를 개발하는데 널리 이용될 것으로 기대한다ˮ라고 밝혔다.
코로나19 오미크론 변종 바이러스는 이번 연구의 논문이 발표된 이후 새롭게 출현했고, 연구진은 이번에 개발한 중화항체가 해당 변종에 효과가 있음을 실험적으로 입증했다.
KAIST 측은 "연구진이 개발한 항체는 미래에 출현할지 모르는 새로운 중증호흡기증후군 유발 코로나바이러스에도 대응할 수 있는 범용 코로나 치료항체 후보로 기대된다"며 "또한, 이번에 개발된 계산적 항체 디자인 기술은 항원의 특정 부위에 결합하는 항체를 발굴하는 새로운 방법으로서 그 응용성이 넓고 기술적 가치가 높다"고 강조했다.
정보성 KAIST 생명과학과 박사과정이 이번 연구 결과를 담은 논문의 제1저자로 참여했다. 조현수 연세대학교 교수 연구팀, 김균도 한국화학연구소 박사 연구팀도 연구에 참여했다. 이 논문(Computational design of a neutralizing antibody with picomolar binding affinity for all concerning SARS-CoV-2 variants)은 항체 전문 학술지 'mAbs'에 게재됐다.
이번 연구는 KAIST 코로나대응 과학기술뉴딜사업단과 한국과학재단 기초과학연구실 사업지원을 받아 수행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