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이 11일 동해상으로 발사한 발사체가 최대 속도 마하 10 내외, 비행거리 700㎞ 이상, 최대 고도 약 60㎞로 확인됐다.
합동참모본부(합참)는 "우리 군은 이날 오전 7시 27분경 북한이 자강도 일대에서 동해상으로 발사한 발사체 1발을 탐지했다"며 북한 미사일 제원을 발표했다.
이날 북한 발사체 발사는 올해 들어 두 번째 무력시위이자 지난 5일 북한이 극초음속 미사일이라고 주장하는 탄도미사일을 자강도 일대에서 동해상으로 쏜 지 6일 만이다.
한편 지난 5일 발사된 북한 주장 극초음속 미사일 제원은 속도 마하 6.5, 비행거리 460㎞, 고도 65㎞로 파악됐다.
극초음속 미사일은 탄도미사일의 탄두부에 극초음속활공체(HGV)를 장착해 30~70㎞ 고도에서 추진체와 분리된 뒤 마하 5(시속 6120㎞) 이상 속도로 변칙 기동하며 돌진하는 위협적인 무기다. 평양에서 서울까지 1분 만에 도달할 수 있는 속도로, 현재 개발에 성공한 국가는 미국, 중국, 러시아 정도다.
북한 극초음속 미사일은 현재 미 공군이 개발 중인 AGM-183 공중발사용 극초음속 미사일(ARRW·애로)과 비슷한 수준이다. 올해 F-15와 F-22/35 스텔스기에 탑재할 예정인 애로 속도는 마하 6.5~8 정도다.
정보당국 관계자는 “우리 군에서 최초 포착한 (북한 극초음속미사일) 제원은 비행거리 463㎞, 고도 46㎞에 속도가 마하 6.0 이상이었다”며 “여기에 미국 정보자산을 동원해 종합 분석한 것을 토대로 나온 제원이 마하 6.5, 비행거리 460㎞, 고도 65㎞”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최종 제원은 아니다. 다만 마하 6.5라는 속도는 크게 변하지 않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특히 북한이 주장한 ‘120㎞ 측면 기동(좌우로 회피기동하거나 지그재그로 움직이는 것)’ 특성에 대해 국방부는 ‘선회’라고 밝혔다. 하지만 정보 당국은 미국 정보 자산 등을 근거로 ‘변칙기동’으로 판단해 북한 주장에 힘을 실었다.
문제는 국방부가 정보당국에서 파악한 제원을 공유하고도 북한 극초음속 미사일을 부정하고 일반적인 탄도미사일로 공식 발표한 데 있다.
국방부는 지난 7일 "북한이 6일 보도를 통해 주장하고 있는 극초음속 미사일 발사 관련 사거리, 측면기동 등 성능은 과장된 것으로 보인다"며 "특히 극초음속 비행체 기술에 도달하지 못한 것으로 판단된다"고 평가절하했다.
그러나 장영근 한국항공대 교수는 ‘극초음속활공체(HGV) 시험발사 분석' 보고서에서 “북한은 지난해 9월 쐐기 모양 활공체를 단 HGV를 발사했는데 최고 속도가 마하 2~3에 불과했다”며 “이번에는 원뿔 모양 활공체로 마하 6.0을 넘겼다”고 주장했다.
아울러 장 교수는 국방부가 과장됐다고 발표한 '120㎞ 측면 기동'도 이론적으로 가능하다고 설명했다.
그는 "HGV에 추력기 기반 소형 추진 시스템을 장착하면 측면 기동이 충분히 가능하다"면서 "북한이 발사한 미사일이 기동식 재진입체(MARV)를 장착한 통상적인 탄도미사일이고 국내 미사일방어체계로 충분히 요격이 가능하다면 왜 발사 당일 탐지된 비행궤적 데이터를 발표하지 못했느냐"고 반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