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일 정보당국 등에 따르면 해당 제원은 한·미 정보자산을 토대로 종합된 수치다. 지난 7일 국방부가 발표한 속도 마하 6.0 수준, 비행거리 700㎞ 미만, 고도 50㎞와는 상당한 차이가 있다. 특히 북한이 주장한 ‘120㎞ 측면 기동’ 특성에 대해 국방부는 ‘선회’라고 밝혔으나, 정보 당국은 미 정보 자산 등을 근거로 ‘변칙기동’으로 판단했다.
정보당국 관계자는 “우리 군에서 최초 포착한 (북한 극초음속미사일) 제원은 비행거리 463㎞, 고도 46㎞에 속도가 마하 6.0 이상이었다”며 “여기에 미국 정보자산을 종합 분석한 것을 토대로 나온 제원이 마하 6.5, 비행거리 460㎞, 고도 65㎞다”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최종 제원은 아니다. 다만 마하 6.5라는 속도는 크게 변하지 않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문제는 국방부가 정보당국이 파악한 제원을 공유하고도 북한 극초음속 미사일을 부정하고 일반적인 탄도미사일로 공식 발표한 데 있다.
국방부는 지난 7일 "북한이 1월 6일 보도를 통해 주장하고 있는 극초음속 미사일 발사 관련 사거리, 측면기동 등의 성능은 과장된 것으로 보인다"며 "특히 극초음속 비행체 기술에 도달하지 못한 것으로 판단된다"고 평가 절하했다.
그러나 장영근 한국항공대 교수는 ‘극초음속활공체(HGV) 시험발사 분석' 보고서에서 “북한은 지난해 9월 쐐기 모양의 활공체를 단 HGV을 발사했는데 최고 속도가 마하 2~3에 불과했다”며 “이번에는 원뿔 모양의 활공체로 마하 6.0을 넘겼다”고 주장했다.
아울러 장 교수는 국방부가 과장됐다고 발표한 북한의 '120㎞ 측면 기동'도 이론적으로 가능하다고 설명했다.
그는 "HGV에 추력기 기반 소형 추진 시스템을 장착하면 측면 기동이 충분히 가능하다"면서 "북한이 발사한 미사일이 기동식 재진입체(MARV)를 장착한 통상적인 탄도미사일이고 국내 미사일방어체계로 충분히 요격이 가능하다면, 왜 발사 당일 탐지된 비행궤적 데이터를 발표하지 못했느냐"고 반문했다.
군 당국은 북한 극초음속 미사일 제원과 비행특성 등에 대해 여전히 국회 국방위원회에 보고조차 하지 않고 있다. 군 당국이 위아래로 불규칙한 궤적을 그린 북한 극초음속 미사일을 레이더로 잡았다 놓치면서 제대로 포착하지 못해 일부러 구체적인 수치를 공개하지 않았다는 장 교수의 주장에 힘이 실리는 이유다.
국회 국방위 소속 강대식 국민의힘 의원은 “정보당국이 북한 극초음속 미사일 제원을 파악하고 있다면 서욱 국방부 장관과 원인철 합참 의장 등 군 수뇌부도 다 알고 있다는 말”이라며 “그런데도 국방위 의원들은 전혀 보고받지 못했다. 국가 안보와 직결된 문제가 깜깜이로 진행되고 있다”고 비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