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도약 포스코] 포스코인터내셔널, 자원·부품·소재 '보급부대' 역할 세진다

2021-12-29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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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소, 친환경 모빌리티, 식량 등 포스코그룹 미래사업 궤도에 부응

포스코 그룹 내 종합상사기업인 포스코인터내셔널이 지주회사 체제에서의 기업 정체성 확립에 나서고 있다. 그룹의 미래 핵심 자원으로 떠오른 수소 확보에 나서고 친환경 미래차의 핵심 부품·소재를 공급하는 등 그룹의 ‘지원대’로 발돋움하는 모양새다.

28일 업계에 따르면 포스코인터내셔널은 최근 수소, 신모빌리티, 글로벌 식량자원 등 포스코 그룹이 제시한 ‘5대 지향점’에 중점을 둔 사업구조 재편에 나서고 있다.

지주회사 체제로의 전환을 앞둔 포스코 그룹은 철강사업 친환경 전환 및 글로벌 성장 추진, 이차전지소재·수소 등 신성장 분야 성장 확대를 그룹의 성장 방향으로 삼겠다는 계획이다.

포스코는 그룹의 성장을 위해 ‘인류의 지속가능한 미래를 선도하는 글로벌 비즈니스 리더’라는 비전 아래 △철강 탄소중립 완성 △신모빌리티 견인 △그린에너지 선도 △미래 주거 실현 △글로벌 식량자원 확보 등을 5대 지향점으로 제시했다.

철강, 이차전지 소재, 리튬·니켈, 수소, 에너지, 건축·인프라, 식량(Agri-Bio) 등을 핵심 사업으로 삼아 2030년까지 기업가치를 현재의 3배 이상으로 성장시킨다는 청사진을 그리고 있다.

포스코인터내셔널 역시 이와 같은 그룹사의 변화와 발맞춰 고강도 조직 개편을 통해 철강 트레이딩, 수소, 식량, 친환경 자동차, 이차전지 소재 등에 집중하는 모양새다.

특히 그룹의 미래 핵심 자원으로 떠오른 수소에 더해 신사업 발굴 차원에서 집중하던 식량, 친환경 자동차, 이차전지소재 등 사업을 통해 다른 계열사의 사업을 지원하는 역할을 강화할 것으로 전망된다.
 
호주 천연가스 기업 ‘세넥스’ 인수...수소 공급 위한 포석
포스코 그룹의 주력 사업인 철강 사업은 전 세계적으로 거대한 도전을 마주하고 있다. 탈탄소 추세에 발맞춰 공정 혁신이 필수 요소로 떠오른 것이다.

포스코도 2028년을 목표로 수소환원제철 기술 연구·개발(R&D)과 시범 설비 준공을 준비하고 있다. 포스코는 여기서 한발 더 나아가 장기적으로 2050년까지 700만t 규모의 수소 생산체제를 구축해 글로벌 주요 수소 생산기업으로 도약하겠다는 목표를 제시했다.

포스코인터내셔널은 바로 이 지점에서 미래 포스코 그룹에 없어서는 안 될 지원대의 면모를 갖추게 될 것으로 보인다.

상사·에너지 업계에서는 포스코인터내셔널이 호주 천연가스 기업인 세넥스에너지 인수에 나선 것에 주목하고 있다. 세넥스에너지는 호주 동부지역에 있는 육상 가스전 생산·개발 사업을 운영하고 있다.

앞서 포스코인터내셔널은 3720억원을 투입해 세넥스에너지의 지분 50.1%를 취득하기로 했다고 10일 공시했다.

인수가 최종 성사되면 포스코인터내셔널은 세넥스에너지의 주식을 100% 인수한 뒤 호주에 특수목적법인을 설립할 계획이다. 이후 호주의 핸콕에너지에 지분 49.9%를 양도한 뒤 포스코인터내셔널과 핸콕에너지가 공동투자를 진행하는 형태다.

호주 6위 규모의 천연가스 생산·개발 기업 세넥스에너지는 아틀라스(Atlas), 로마 노스(Roma North), 루이지애나(Louisiana) 등 가스전 3개와 아르테미스(Artemis), 로키바(Rockybar) 등 탐사광구 2개를 보유하고 있다.

포스코인터내셔널의 세넥스에너지 인수는 표면적으로 미얀마에 이어 천연가스 포트폴리오를 확대하는 효과가 있다. 그러나 장기적으로 보면 수소 공급망 구축을 위한 포석이라는 게 업계의 시각이다.

현재 업계는 수소의 종류를 생산방식에 따라 네 가지로 구분한다. 수소 생산에 재생에너지를 활용하는 그린수소, 석탄·갈탄을 활용하는 브라운수소, LNG를 활용하거나 석유화학 등 공정에서 확보하는 그레이수소, 이산화탄소 포집·저장(CCS) 기술을 활용한 블루수소다.

호주의 경우 많은 글로벌 기업이 블루수소 생산을 위한 거점으로 눈여겨보고 있다. 수소를 추출하는 데 필요한 천연가스가 풍부하고 포집한 탄소를 저장할 공간도 충분하기 때문이다.

주시보 포스코인터내셔널 사장도 세넥스에너지 인수 소식을 알리며 “최근 대두되는 수소경제 시대를 대비하기 위해 천연가스 역할은 매우 중요하다”며 “이번 계약이 에너지 전환사업으로의 업역 확대에 중요한 전환점이 되고 동시에 글로벌 천연가스 개발 기업으로서 그 입지를 더욱 공고히 하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강조한 바 있다.
 

세넥스에너지 소개 자료 [사진=포스코인터내셔널] 

친환경 모빌리티, 식량 등 그룹 지향점과 발맞춘 전략 사업 개발
포스코인터내셔널은 수소 외에 미래 모빌리티, 식량 등 사업에서도 계열사들을 위한 지원사격에 나설 준비를 끝마쳤다.

우선 친환경차 핵심부품인 구동모터코아 사업을 전략 사업으로 선정하고 적극적인 투자를 지속해왔다. 지난 20일에는 멕시코에 친환경차 구동모터코아 생산법인을 설립하는 안건이 이사회를 통과했다.

포스코인터내셔널은 멕시코 생산법인에 2030년까지 총 1620억원을 투자해 구동모터코아 전초기지로 만들겠다는 복안이다. 2030년까지 연간 150만대 규모의 구동모터코아를 생산할 수 있는 능력을 갖춘다는 전략이다.

북미 외에도 전 세계에서 구동모터코아 생산능력을 확보해 2025년에는 총 400만대 생산체제를 구축해 글로벌 시장 점유율 20%를 달성하겠다는 목표다.

이 외에도 신생 전기차 기업인 리비안과 지난해 8월부터 세 차례에 걸쳐 아웃풋샤프트, 하프샤프트 등 부품을 공급하는 계약을 체결했다. 지난해 베트남 전기차 스타트업 빈패스트에도 하프샤프트, 구동모터용 영구자석 등 부품을 수주한 바 있다.

포스코인터내셔널이 철강, 에너지와 함께 3대 핵심사업을 선정해 집중 육성하고 있는 식량사업에서도 성과가 나고 있다.

지난 7월에는 우크라이나 곡물터미널을 통해 식용 옥수수를 국내에 공급하기도 했다. 포스코인터내셔널은 내년 1000만t 거래 규모를 달성하는 등 ‘글로벌 톱10 식량종합사업회사’를 목표로 사업을 지속해서 확대할 계획이다.

지난달에는 싱가포르 현지에 팜사업 지주회사 ‘아그파(AGPA)’를 신설했다. 내년부터 팜사업 가치 사슬 확장, 합작 투자자 물색 등 본격적인 업무에 나설 계획이다.

포스코인터내셔널 관계자는 “식량사업은 철강·에너지와 함께 회사의 주요 성장 추진 사업군이고 그동안의 성장을 바탕으로 전·후방 가치 사슬 확장이 필요한 시점”이라며 “싱가포르 지주회사를 독자적인 팜 사업 수행이 가능한 유지전문기업으로 발전시키고 이를 발판으로 아세안 권역 내 식량전문 사업회사로 성장시켜 나갈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포스코인터내셔널이 보유한 우크라이나 곡물터미널 전경 [사진=포스코인터내셔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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