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근 국민은행장 후보자, 취임 전 속앓이…勞 "최하위 점수받고도 왜"

2021-12-28 11: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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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조 "직원 불신과 원성 부르는 인물" 강력 반발

그룹측 무대응…"늦어도 내일 행추위·주총 개최"

서울 여의도 KB금융그룹 본사[사진=KB금융그룹]

[데일리동방] 이재근 KB국민은행장 후보자가 노동조합 측과 대립각을 세우면서 취임 전 홍역을 치르고 있다. 모회사 KB금융그룹으로부터 단독 후보로 추천 받으며 사실상 차기 행장으로 내정된 이 후보자 입장에서는 "후보자 철회"를 주장하는 노조 측 반발을 잠재우는 게 급선무로 떠올랐다. 

28일 업계에 따르면 국민은행 노조는 이 후보자 경력과 평판을 근거로 후보 자격이 결여된다는 비판을 잇따라 내놓고 있다. 이날 오전 서울 여의도 국민은행 신관 앞에서 '금융공공성 말살하는 이재근 차기 은행장 내정자 사퇴 촉구' 기자회견을 연 노조 측은 KB금융지주 계열사대표이사추천위원회가 이 후보자를 지난 1일 단독 추천한 행보를 규탄했다.

노조 측은 먼저 이 후보자가 직원들로부터 불신과 원성을 부르는 인물이라고 지목했다. 매년 사 측 임원들을 대상으로 점수를 매기는 노조 주관의 '직원 의식조사'에서 이 후보자가 최근 3년간 두 차례 최하위 점수를 받았다는 이유에서다.    

노조 측은 "그룹 추천위가 이 후보자를 높은 신망과 지지를 받고 있다고 설명한 것은 사기 그 자체"라며 "그는 전체 경영진 중 최하위 점수를 받는 등 직원들의 가장 큰 불신과 원성을 부르는 인물"이라고 밝혔다.

이 후보자가 국민은행 영업그룹대표(이사부행장)와 경영기획그룹대표(전무), KB국민지주 CFO(최고재무책임자·상무) 등 직무를 두루 거친 것과 관련, 노조 측은 그의 주된 경력이 '재무통'일 뿐 영업점 현장에서 근무한 기간은 2년 반에 불과하다고 전했다.

특히 이 후보자가 영업그룹대표 이사부행장을 지낼 당시 은행 영업점 폐쇄를 가속화한 장본인이라는 지적이 따랐다. 매년 10개 남짓이던 폐쇄 점포 수가 이 후보자 기용 후 연간 80여개에 달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노조 측은 "지점 폐쇄 전초 단계라 할 수 있는 출장소 격하점까지 포함할 경우 폐쇄 점포는 연간 100개에 달한다"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이 후보자가 영업그룹에서 전권을 휘드르며 디지털 전환이라는 명분으로 비정상적 속도의 지점 폐쇄를 이끌자 일부 지방자치단체와 상인들 집단 반발로 이어지고 있다"며 "이런 사회적 갈등을 초래하는 자를 그룹 측은 영업현장에 대해 폭넓게 이해한다는 새빨간 거짓말을 하고 있다"고 밝혔다.

노조 측은 "향후 국민은행 은행장후보추천위원회(행추위)에 이 후보자를 차기 행장 후보로 단독 추천하고 밀실 속 요식행위로 후속 절자를 강행하는 것을 당장 중단할 것을 촉구한다"고 강조했다. 

이에 대해 KB금융 측은 별도 입장 표명을 하지 않았다. KB금융 관계자는 "통상 행추위와 주주총회는 동시에 열리는 것으로 알고 있으나 아직 일정은 미정"이라며 "늦어도 내일까지는 개최 될 것으로 보고 있다"고 전했다.

앞서 KB금융은 이 후보자 추천 경위로 허인 현 은행장의 임기 만료 후 안정적 경영 승계, 그룹 시너지 창출 등을 고려한 추천이라고 밝혔다. 이 후보자 역시 "국민의 은행다운 KB국민은행이 되도록 노력하겠다"며 "은행이 사회에 기여하고, 모범이 되는 기업이 될 수 있도록, KB국민은행이 한국 은행 산업의 리더 역할을 할 수 있도록 직원들과 협심해 조직을 이끌겠다"고 말했다.

이 후보자 취임 안건이 행추위와 주총을 통과하게 되면 내년 1월 1일부터 임기를 시작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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