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車반도체 더 협력했으면”…현대차가 설계하고 삼성이 만든다

2021-12-28 08: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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靑 초청 오찬 간담회서 협력 당부...양사, 시스템반도체 협력 고삐 당길 듯

“차량과 반도체 분야에서 삼성과 현대차가 더 긴밀히 협력하면 좋겠다.”

문재인 대통령이 지난 27일 청와대에서 6대 기업 총수들과의 오찬 간담회 자리에서 차량용 반도체 협력 제안을 하면서 삼성과 현대차가 발 빠른 행보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 

◆삼성-현대차, 차량용 메모리 반도체 초기 협력 단계

28일 업계에 따르면 국내 반도체
·자동차 업계 선두인 삼성전자와 현대차는 이미 정부 주도로 차량용 반도체 분야의 협력 기반을 다지고 있다. 

앞서 산업통상자원부는 차량용 반도체 부족 사태가 본격화된 올해 3월 현대차, 삼성전자, 현대모비스, 자동차산업협회, 반도체산업협회, 한국자동차연구원 등이 참여한 '미래차·반도체 연대 협력 협의체'를 발족시켰다.

협의체에서는 단기적으로 차량용 반도체 수급 불안정 관련 대책을 모색하는 동시에 미래차·반도체 시장 선점을 위한 중장기 협력방안도 논의하고 있다. 특히 지난 5월에는 산업부, 삼성전자, 현대차 등이 차량용 반도체 수요·공급 기업 간 연대·협력을 강화하기 위한 협약도 체결했다.

다만 현재까지 삼성전자와 현대차의 구체적인 차량용 
반도체 분야 협력 방안은 나오지 않고 있다. 협의체를 중심으로 수급난이 발생한 반도체 품목의 정보를 공유하는 등 협력 초기 단계에서 머물고 있는 상황이란 게 업계 분석이다.

실제 그동안 양사의 협력은 일부 차량용 메모리 반도체 분야에서만 이뤄졌다. 차량의 전장을 제어하는 MCU(마이크로컨트롤러유닛)나 자율주행차의 두뇌를 담당하는 프로세서 등 시스템 반도체 협력은 전무하다시피했다.
 

문재인 대통령(왼쪽 둘째)이 12월 27일 청와대에서 열린 '청년희망 온(ON) 참여기업 대표 초청 오찬 간담회'에 참석, 발언하고 있다. 문 대통령 왼쪽에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왼쪽 첫째), 문 대통령 오른쪽에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이 배석해 있다. [사진=연합뉴스]

◆삼성, 차량용 시스템 반도체 적극적···현대차 설계 후 파운드리 생산 가능성↑

하지만 이번에 청와대가 적극적으로 양사간 협력을 주문·지원하겠다고 나서면서, 삼성전자가 본격적으로 차량용 반도체 사업에 뛰어들 경우 가능성이 높다. 이에 따른 양사의 차량용 시스템 반도체 분야의 협력이 강화될 전망이다.

그동안 차량용 반도체는 차량의 안전성과 직결되는 만큼 완성차 업체와 장기간 협력관계를 다진 NXP와 인피니온, 르네사스 등 기존 MCU 중심의 업체들이 독차지해온 상황이다.

삼성전자는 지난 2018년 자동차용 프로세서 브랜드 '엑시노스 오토'와 자동차용 이미지센서 브랜드 '아이소셀 오토'를 출시하는 등 다소 시장에 뒤늦게 진입한 상태다.

다만 삼성전자는 단순 기능의 MCU 제품보다 차량용 통신용 칩이나 인포테인먼트(정보+오락)용 프로세서 등 고기능성 시스템반도체에 집중해왔다.

이에 업계에서는 양사가 협력할 경우 차량용 통신 칩과 인포테인먼트용 프로세서, 자동차 내 디스플레이용 구동 칩 등에서 시너지를 낼 것이란 관측이다.

삼성전자는
지난달 업계 최초로 5세대(5G) 이동통신 서비스를 제공하는 차량용 통신 칩 ‘엑시노스 오토 T5123’과 인공지능(AI) 연산 기능을 제공하는 인포테인먼트용 프로세서 ‘엑시노스 오토 V7’, 전력관리칩(PMIC) ‘S2VPS01’ 등 차량용 시스템 반도체 3종을 공개했다.

이처럼 삼성전자가 주력으로 하는 전장용 반도체가 앞으로 현대차 신차 등에 빠르게 탑재될 가능성이 점쳐진다.

중장기적으로는 현대차가 시스템 
반도체를 설계하고, 삼성전자가 위탁 생산하는 방식의 협력이 이뤄질 가능성도 있다.

현재 현대차그룹이 현대모비스를 통해 차량용 반도체 내재화를 추진 중이지만, 실제 반도체 생산을 위해서는 삼성전자 등 반도체 기업과의 협력이 필수적이다. 국내에서는 삼성전자만 고성능 반도체 파운드리 공정을 갖추고 있다.

일각에서는 현대차와 삼성전자가 직접 차량용 시스템 반도체를 공동 개발한 뒤 삼성의 파운드리 시설을 통해 생산하는 방식도 거론된다.

업계 관계자는 "그동안 양사 간 반도체 협력은 그간 차량용 메모리 분야에 그쳤던 게 사실"이라며 "현대차가 선도하고 있는 전기차와 자율주행 기술력에 발맞춰 삼성전자의 차세대 차량용 시스템반도체 리더십이 더해지면 막강한 시너지를 낼 수 있다"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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