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핫뷰] "평론가 안 돼"→"이게 민주주의" 치고받은 윤석열·이준석...출구 안 보이는 野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후보(왼쪽)와 이준석 대표가 12월 4일 오전 부산 수영구 부산시당에서 열린 선거대책회의 함께 참석하고 있다.[사진 = 연합뉴스]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 후보와 이준석 당 대표가 또다시 날선 의견을 주고받으면서 당내 갈등이 수면 위로 떠올랐다. 대선을 70여일 앞두고 외부를 향해야 할 화력이 연일 내부로 집중되면서 국민의힘 '내홍 리스크'가 향후 야권 표 결집의 발목을 잡는 게 아니냐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윤 후보는 27일 국회에서 열린 선거대책위원회 회의에 참석해 "선거가 얼마 남지 않아 비상 상황이고 중요한 시기"라며 "누구도 제3자적 논평가나 평론가가 돼선 곤란하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직접 문제를 해결하는 자세를 가져야 하고, 국민을 설득하고 지지를 이끌어내야 한다"고 말했다. 

윤 후보의 발언을 두고 이 대표를 겨냥한 발언이 아니냐는 해석이 나온다. 이 대표는 앞서 윤 후보와의 갈등 끝에 선대위 모든 직책에서 사퇴한 뒤 당 대표 당무만 수행 중이지만 윤 후보를 향한 공개 비판은 이어가고 있다. 

관련기사

• "토론 피해선 안 돼" 공세 나선 李..."특검 회피" 대장동으로 맞받은 尹

윤 후보는 "당은 상명하복의 하이어라키(상하체계) 조직이 아니고, 당원이 당의 중심"이라며 "다만 당원 누구도 당의 공식 결정과 방침에는 따라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이것은 당 조직이 아니다"고 꼬집었다. 그러면서 "누군가의 지시를 기다리면 안 되고 스스로 한 사람, 한 사람이 대선 후보란 생각을 해 달라"며 "지역구에서 조직을 점검·보강하고 국민 지지 결집을 위해 노력해야 한다"고 말했다. 

선대위 운영과 관련해선 "총괄상황본부가 헤드쿼터(본부)가 돼서 각 총괄본부 간에 원활한 소통과 정보의 공유가 반드시 필요하다"며 "후보 비서실도 일정, 메시지 등을 모두 총괄상황본부에 사전 보고하고, 스크린 받은 뒤 후보인 제게 보고하도록 이미 체계가 돼 있다"고 설명했다. 

김종인 총괄선대위원장도 이 대표를 겨냥한 것으로 해석되는 경고 발언으로 수위를 높였다. 김 위원장은 선대위 회의에서 "선거에 도움 주겠다는 많은 분이 자기 의견을 피력하는 경우가 많은데, 그게 과연 선거에 도움이 되는지 냉정하게 판단하고 발언해 달라"고 말했다.

그는 "예를 들어 후보가 정책적으로 약속한 것을 자기 생각에 맞지 않는다고 해서 반대 의견을 개진해서는 선거에 아무런 도움이 되지 않는다"며 "만약에 이번에도 국민이 기대하는 정권교체 여망을 또다시 수용하지 못하면 국민의힘은 정치적으로 아무 미래를 보지 못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나중에 실패하고 난 다음에 후회해봐야 아무 의미 없다"며 "정치라고 하는 것이 후회하는 날이 바로 끝나는 날이란 각오를 가져야 한다"고 경고했다. 

윤 후보 발언이 전해진 직후 이 대표는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또다시 반박 의견을 이어갔다. 이 대표는 "누구나 본인이 속한 조직에서 더 나은 결과를 위한 제언을 하는 것이 민주주의라고 생각한다"며 "당 대표가 당을 위해 하는 제언이 평론 취급받을 정도면 언로(言路)는 막혔다는 인상을 줄 수 있다. 평론은 평가에 그치지만 제언은 대안을 담고 있다"고 했다. 향후에도 당내 비판을 중단할 뜻이 없다는 것을 강조한 것으로 풀이된다

최근 이 대표는 선대위에서 사퇴한 뒤에도 윤 후보를 향한 비판 수위를 높이고 있다. 이 대표는 전날 언론 인터뷰를 통해 김 위원장이 ‘원톱’으로 지휘하는 현 선대위 시스템에 대해 "김종인의 이름은 필요하되 일할 공간은 안 주려는 것"이라며 "김 위원장이 실제 그립을 갖기 어려운 구조"라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김 위원장이 제 사퇴를 강하게 만류했던 것도 본인 혼자서 윤핵관(윤 후보 측 핵심 관계자) 또는 비선들과 맞서 싸우는 게 쉽지 않을 것이라는 걸 알기 때문"이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