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똘똘한 한채' 선호에 청약시장과 거래시장 모두 양극화 현상이 심화하고 있다.
26일 한국부동산원 청약홈에 따르면 12월 들어 지난 23일까지 청약을 받은 지방의 분양 아파트는 총 40개로 이 중 24개가 미달됐다. 전체의 절반 이상이 청약 마감을 하지 못한 셈이다. 반면 수도권은 13곳 중 미달된 곳이 한 곳도 없었다.
반면 수도권 청약시장은 여전히 뜨겁다. 전국 청약 경쟁률은 19.6대 1로, 지난해(25.8대1) 보다 감소한 상황인 데 반해 서울의 아파트 청약 평균 경쟁률은 작년과 비교해 2배 이상 올라 세 자릿수를 기록했다.
청약홈 자료에 따르면 올해 서울 지역의 1순위 청약 평균 경쟁률은 지난 19일 기준 163.8대 1로 지난해 80.1대 1의 2배 수준이다. △수원 영통 165.7대 1 △과천 288.5대 1 등 수도권 지역 청약도 인기를 끌었다.
4·5인 가구가 받을 수 있는 최대 가점 통장도 잇따라 나왔다. 지난 13일까지 청약 접수를 진행한 서울 성북구 '해링턴플레이스 안암'의 평균 경쟁률이 192대 1를 기록했다. 최고 경쟁률은 전용면적 84㎡B형에서 나왔고, 1가구 모집에 991명이 청약해 경쟁률이 991대 1에 달했다. 전용 84㎡의 당첨자 최저가점은 4인 가족 기준 만점인 69점이었다.
지난 17일 당첨자를 발표한 '화성동탄2 제일풍경채 퍼스티어'도 270가구를 모집하는 1순위 청약에 2만9571명이 몰려 109.5대 1의 평균경쟁률을 기록했다. 지역별(해당·기타경기·기타지역) 당첨 최고점수가 모두 69점을 기록했다.
임병철 부동산R114 수석연구원은 "공급이 누적된 지역 중심으로 청약열기가 잦아드는 분위기"라며 "2019년, 2020년 연평균 아파트 3만여 가구가 분양된 대구는 미분양이 적체되고 주택매수심리가 꺾이면서 청약시장의 움직임도 둔화됐다. 경북, 전남 등도 입지별로 청약 미달 단지가 나타나면서 경쟁률이 하향 조정됐다"고 전했다.
이어 임 수석연구원은 "금리 인상에 따른 이자상환 부담까지 커지면서 수요자들은 이전보다 청약통장 사용에 신중을 기할 것으로 보인다"며 "2022년 분양시장은 서울의 '똘똘한 한 채'에 대한 편중 현상이 이어지는 가운데 입지나 분양가격 별 온도 차가 더욱 심화되는 한 해가 될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집값 양극화도 더 심화하고 있다. KB부동산의 월간 시계열 통계에 따르면 올해 11월 기준 전국 5분위(상위 20%) 아파트 평균 가격은 11억6743만원으로 올해 1월 9억7056만원보다 1억9687만원 증가했다. 1분위(하위 20%) 아파트 평균 가격은 1억2575만원으로 올 1월 1억1244만원보다 1331만원 늘었다. 상위 20% 아파트 평균 가격은 20.3% 증가한 반면 하위 20% 아파트는 11.8% 늘어나는 데 그친 셈이다.
이런 상황에 고가 아파트과 저가 아파트간의 가격격차를 나타내는 전국 아파트 5분위 배율은 지난달 9.3으로 사상 최고치를 보였다. 5분위 배율은 주택가격 상위 20% 평균(5분위)을 주택가격 하위 20% 평균(1분위)으로 나눈 값이며, 배율이 높을수록 가격 격차가 심하다는 것을 의미한다. 5분위 배율은 지난해 2월 처음으로 7.0을 넘었으며 같은 해 10월 8.0을 돌파했다. 이후 1년 1개월이 지난 지난달 처음으로 9.0의 벽도 뛰어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