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방 중소도시 분양시장도 '활활'…청약통장 몰렸다

2021-12-18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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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약시장 내 1순위 마감 행렬… 몸값도 오름세

 

올해 4월 경남 거제에 공급한 ‘e편한세상 거제 유로스카이’ 투시도. [사진=DL이앤씨]

수도권 청약 열기가 지방으로 이어지며 올해 지방 중소도시 분양시장은 뜨거웠다. 청약과 동시에 많은 수요자들이 몰리며 1순위 해당지역에서 마감되는 등 청약 경쟁률도 높았다. 
 
18일 부동산R114 자료에 따르면 올해(1~10월) 수도권 및 지방 5대 광역시를 제외한 기타 지방에서 분양한 단지는 총 128개로 1순위 평균 15.03대 1의 경쟁률을 기록했다. 지난해 같은 기간 분양한 78개 단지의 1순위 평균 경쟁률(10.02대 1)을 상회하는 수치다.
 
개별 단지로 살펴보면 올해 7월 충청북도 청주시 일원에서 분양한 ‘오창 반도유보라 퍼스티지’는 142가구(특별공급 제외) 모집에 4712건이 접수되며 1순위 평균 33.18대 1의 경쟁률로 전 주택형 해당지역에서 마감됐다. 단지는 계약 개시 5일 만에 예비당첨자 계약에서 전 가구 모두 계약됐다. 지난 8월 충청남도 천안시 일원에서 분양한 ‘한화 포레나 천안신부’ 역시 1순위 해당지역 청약에서 415가구(특별공급 제외) 모집에 7589건이 접수돼 18.29대 1의 경쟁률로 전 주택형 마감됐다.
 
올해 10월 강원도 강릉시에서 분양한 ‘교동 하늘채 스카이파크’도 367가구 모집에 총 2만4925건이 접수되며 평균 67.92대 1의 경쟁률로 청약을 마쳤다. 지난해까지 강릉시 최고 경쟁률이던 ‘강릉 아이파크(2017년 12월 분양)’의 1순위 경쟁률 4.63대 1을 크게 뛰어넘는 수치다.
 
전라북도 군산시에 분양한 ‘더샵 디오션시티 2차(2월 분양)’가 58.77대 1, ‘군산 호수공원 아이파크(6월 분양)’가 55.79대 1의 1순위 경쟁률 기록하며 군산시 최초 두 자릿수 경쟁률을 연달아 기록하기도 했다. 지난 3월 충청남도 계룡시에서 분양한 ‘계룡자이’ 역시 1순위에서 27.68대 1의 경쟁률을 보이며 지역 최고 경쟁률을 갈아치웠다.
 
지방 중소도시의 초기분양률도 상승세다. 주택도시보증공사(HUG)의 민간 아파트 초기분양률(분양 후 3~6개월 내 계약 비율) 동향 자료를 보면, 올해 5대 광역시 및 세종시를 제외한 기타 지방 민간아파트의 평균 초기분양률은 △1분기 90.8% △2분기 96.1% △3분기 97.8% 등 3분기 연속 90%를 넘어섰다.
 
이런 상황에 올해 중소도시 지역민들은 보다 적극적으로 청약통장을 사용하는 것으로 보인다. 이전에는 지방 중소도시에서는 청약통장을 갖고 있지 않거나, 있어도 사용하지 않는 경우가 많았지만 최근 청약 열기가 지방 분양 시장까지 확대되면서, 청약통장을 사용해야만 내 집 마련이 가능해졌다.
 
지방 중소도시 청약통장 가입자 수도 크게 늘고 있다. 한국부동산원 청약홈 자료를 보면 올해 1~10월 기타 지방의 주택청약종합저축(1·2순위) 가입자 수 증가율은 6.82%로, 수도권(3.1%)과 5대 광역시(2.43%) 평균 증가율을 두 배 이상 웃돌았다. 지역별로 살펴보면 △세종 10.96% △강원 9.12% △경남 7.69% △충남 7.67% △충북 7.20% △경북 6.74% △전북 5.26% 등이다. 같은 기간 경기와 인천은 각각 4.54%, 3.46%, 서울은 1.41% 증가하는 데 그쳤다.
 
수요가 몰리자 지방 중소도시 일대 아파트의 몸값도 크게 상승하고 있다. 국토교통부 실거래가 자료에 따르면 경상북도 김천시의 ‘중흥S-클래스 프라디움’ 전용면적 132㎡는 올해 10월 7억2500만원에 신고가를 경신했다. 2019년 6월까지 4억500만원에 거래되던 해당 단지는 올해 7월 6억5000만원에 거래됐고, 약 세 달 만에 또 한 번 1억원 이상 가격이 뛰었다.
 
분양권 역시 마찬가지다. 충청남도 아산시 일원 ‘한들물빛도시 지웰시티 푸르지오 2차(2019년 10월 분양)’ 전용면적 84㎡의 분양권은 올해 9월 5억7620만원에 거래됐다. 분양가 3억5040만~3억5390만원과 비교하면 2억원 이상 올랐다.
 
지방 중소도시 아파트 매매 거래량도 늘었다. 국토부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전국 아파트 매매 거래량이 37만3014건으로 지난해 상반기(45만2123건)보다 17.5% 감소했다. 반면 지방중소도시인 전남 나주시는 570건에서 1330건으로 충남 서산시는 962건에서 1892건으로 늘었다. 경북 김천시도 978건에서 1822건으로 2배가량 늘었다. 이외에도 경남 거제시(1578건→2654건)와 충남 아산시(3769건→5903건), 전북 군산시(2506건→3771건) 등 지방 도시 거래량도 크게 증가했다.
 
부동산 업계에서는 지난해 정부의 부동산 정책으로 사실상 전국 대부분의 지역이 규제 영향권에 놓이면서, 이를 피해간 일부 지방 중소도시 분양시장에 풍선효과가 발생했다는 분석이 나온다. 이 같은 흐름에 수도권에 집중됐던 1군 건설사들도 지방으로 대거 진출하기 시작하면서, 수요자들의 관심을 더욱 고조시킨 것으로 보인다.
 
한국부동산원 청약홈에 따르면, 올해 4월 DL이앤씨가 경남 거제에 공급한 ‘e편한세상 거제 유로스카이’의 1순위 청약 결과 전체 683가구 모집(특별공급 제외)에 총 9911건이 접수돼 평균 14.51대 1의 경쟁률로 전 타입 청약 마감을 달성했다. 올해 3월 충남 아산시 일대에 포스코건설이 공급한 ‘더샵 센트로’도 508가구 모집(특별공급 제외)에 총 2만6822건의 청약통장이 접수돼 평균 52.8대 1의 경쟁률로 1순위 청약 마감했다.
 
권일 부동산인포 리서치 팀장은 이와 같은 현상에 대해 “현 정부에서는 수도권이 투기과열지구, 조정대상지역 지정에 분양가 책정까지 어려움이 따라 정비사업 물량이 많은 10대 건설사들이 제대로 분양할 수가 없다 보니 수도권보다 비수도권 분양 비중이 커졌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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