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우외환' BC카드…인사 잡음에 결제망 사업 한계

2021-12-16 19: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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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T, 본부장급 인사까지 개입 업무 혼선

최대고객 우리카드 독자결제망 선언

실적 동종업계 절반…시장 입지 흔들

 

BC카드가 급격한 내우외환에 시달리고 있다. 내부적으로는 ‘KT 출신’ 인사와의 집안 문제가 급물살을 타는 양상이다. 외부적으로는 기존 사업이 점점 한계 상황에 직면하는 게 문제다. 최악의 경우는 최원석 BC카드 대표가 임기를 다 채우지 못하고, 내년 초 교체되는 것이다. 이 경우, 실무진들의 혼란은 한층 더 가중될 수밖에 없다.
 
16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BC카드는 최근 임원 3명을 퇴사(부근무) 조치하는 고강도 인사를 단행했다. 이 회사 내에서 이 정도 규모의 인사를 실시한 건 이례적인 상황으로 꼽힌다. 그간 BC카드 임원의 경우, 타 카드사에 비해 철밥통 이미지가 강했다. 문제는 퇴사 조치된 3명의 임원이 모두 BC에서 오랜 기간 근무한 이른바 ‘순혈’로 분류된다는 점이다. 만약 이 자리가 KT 출신 인사로 채워진다면 집안 내 ‘밥그릇 싸움’은 더 심화될 수밖에 없다.

최근 몇 년간 KT의 BC카드에 대한 간섭도는 더욱 심화하는 상황이다. 과거에는 사장급 인사 정도에만 개입했지만. 최근에는 실무 관련 본부장 인사에도 개입하는 경우가 반복돼 수차례 혼선을 빚고 있다. 경영 지원 등 단순 업무야 가능하겠지만 실무 총괄까지 일임할 경우, 업무 효율성은 현저히 떨어질 수밖에 없다는 평가다.

최 사장이 취임할 당시에도 분위기는 마찬가지였다. 그는 KT 쪽 인사로 분류된다. 이로 인해 BC카드는 조직개편을 2월에 끝마친 뒤, 최 사장 오고 5월에 한 차례 더 하는 상황이 빚어지기도 했다. 이 과정에서 조직의 틀이 변했고, 부문장 제도 역시 없어졌다. 실무자들 사이에선 지난 6월까진 사실상 업무가 제대로 돌아가지 못했다는 의견도 나온다.

올해 핵심성과지표(KPI) 기준도 10월 말경에나 공개된 걸로 알려졌다. 예년에는 연초에 목표치에 대한 가이드라인 제시하고 분기별 평가를 실시했는데 상황이 급변했다. 이 부분에 대한 정확한 공지도 이뤄지지 않아 일부 직원들 사이에선 “올해는 평가가 없냐”는 우스갯소리가 나오기도 했다.

대외적으론 현재 주력인 ‘결제망 사업’이 크게 흔들리면서 생존 위기에 직면한 상황이다. 최근 우리카드가 독자결제망 구축을 선언한 게 가장 큰 악재다. 현재 BC카드가 프로세싱 대행업무를 담당하는 고객사 중 우리카드가 차지하는 비중은 37%로 가장 큰 것으로 알려졌다.

이를 타파하기 위해 데이터사업발굴, 자체 카드 발급 등 신사업 관련 다양한 시도를 이어가고 있지만, 뚜렷한 성과는 나오지 않고 있다. 올 들어 현재까지 총 5종의 자체카드를 발급했지만, 반응은 크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실적 측면에서도 부진한 흐름을 지속 중이다. 올 3분기 누적 순익은 762억원으로 전년 대비 5.1% 성장하는 데 그쳤다. 이는 다른 전업계 카드사의 절반에도 미치지 못하는 수준이다.

최악의 상황은 실적 등의 문제로 최 사장이 임기를 보장받지 못하고 또다시 교체되는 것이다. 이미 전임 대표인 이동면 사장이 같은 이유로 임기를 채우지 못하고 물러났던 전례가 있다. 내부적으론 최 대표의 임기 보장을 ‘반반의 확률’로 보고 있다. 만약 또다시 대표 교체가 이뤄지게 되면, 현재 진행 중인 사업은 물론 조직 안정화 등 다양한 측면에서 악영향을 받을 수밖에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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