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와 서울주택도시공사(SH공사)가 SH공사가 지은 아파트의 분양원가, 그리고 원가 산정기준이 된 택지조성원가 등 71개 항목을 전면 공개한다.
그동안 설계·도급 등 내역서를 공개한 곳은 있었으나 아파트 분양원가를 산정해 공개하는 건 이번이 처음이다. 분양수익에 대한 사용계획도 함께 공개해 그 이익이 시민들에게 환원되는 과정까지 투명하게 공유한다는 계획이다.
고덕강일4단지는 2019년 SH공사가 고덕강일지구에 처음 공급한 공공분양 단지로, 전용면적 49·59㎡로 구성된 분양주택 642가구와 국민임대·장기전세 597가구를 합해 총 1239가구를 공급했다.
이 단지 총 분양원가는 1765억800만원이다. 3.3㎡(평)당 분양원가로 환산하면 약 1585만1745원이다. ㎡당 택지조성원가인 271만7119원과 ㎡당 건설원가 208만6640원을 합쳐 3.3㎡로 환산하면 이같은 금액이 나온다.
시와 SH공사는 이렇게 얻은 분양수익이 980억5300만원이라고 밝혔다. 이 수익은 △고덕강일4단지 임대주택 건설비(250억1100만원) △2019년 SH공사 임대주택 수선유지비 발생분(475억4500만원) △2019년 다가구 임대주택 매입(244억9700만원) 등에 사용됐다고 설명했다.
시는 마곡지구·내곡지구·세곡2지구·오금지구·항동지구 등 5개 지구 28개 단지에 대해서는 내년 상반기 중에, 준공과 정산을 앞두고 있는 마곡지구9단지·고덕강일지구8·14단지, 위례신도시 A1-5BL·A1-12BL 등은 하반기 중에 분양원가를 공개할 예정이다. 이 정보는 서울시 또는 SH공사 홈페이지에서 확인할 수 있다.
이번에 분양원가 공개항목은 건설원가(61개 항목)와 택지조성원가(10개 항목)이다. 특히 아파트 가격의 절반 이상을 차지해 필수 공개 항목으로 공개해야 한다는 지적이 있던 택지조성원가를 처음으로 포함시켰다. 10개 항목은 △용지비 △용지 부담금 △조성비 △기반시설설치비 △이주대책비 등이다. 설계·도급 내역서를 포함해 상세 근거와 객관적 지표가 담긴 원자료까지 모두 제공한다.
김헌동 SH공사 신임 사장은 "작년에 공개한 분양원가 61개 항목에 더해 설계·도급·하도급 내역서까지 공개 범위를 대폭 확대한다"며 "풍선처럼 부풀려진 주택분양가의 거품을 제거하는 데 기여할 수 있길 바란다"고 말했다.
김성보 서울시 주택정책실장은 "공공주택은 시민의 세금으로 짓고 관리되는 '시민의 집'"이라며 "분양원가 확대 공개는 주인인 시민에게 정확한 정보를 투명하게 공개한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