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대통령은 호주 국빈 방문 이틀째인 14일(현지시간) 호주 기업인들을 직접 만나 양국 간 핵심광물 공급망 협력 확대 방안을 논의했다.
이날 캔버라 페어베언 공군기지에서 출발, 시드니 킹스포드 스미스 국제공항에 도착한 문 대통령은 도착 직후 앤소니 알바니즈 노동당 대표와의 면담으로 일정을 시작했다.
핵심광물은 전기차와 2차전지, 재생에너지 등 미래 신산업과 관련된 리튬, 코발트, 니켈, 희토류, 흑연, 망간 등 광물을 일컫는다. 청정에너지 기술 확산에 따라 2040년에는 2020년 대비 수요가 4배로 증가할 것으로 전망됨에 따라 우리 정부 차원의 외교적 노력이 절실해졌다.
특히 최근 국내 요소수 품귀 사태를 계기로 공급망 불안 해소를 위해 주요 물자 수입선을 다변화할 필요성이 제기되고 있다.
문 대통령은 간담회 모두발언을 통해 “니켈, 코발트, 리튬 등 풍부한 핵심광물을 보유한 호주와 이차전지·전기차 등 관련 산업에서 핵심광물 수요가 많은 우리나라 간 협력을 확대해 글로벌 공급망 안정과 탄소중립 실현은 물론이고 양국 경제회복과 성장에도 기여하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또한 양국 기업 간 공급계약과 투자 등 다양한 협력이 진행되는 점을 평가하며 기업인들의 노력을 뒷받침하도록 정부 간 협력도 강화하겠다고 약속했다.
전통적인 에너지·자원 부국인 호주는 니켈과 리튬, 희토류 등 핵심광물 부문에서 세계적인 보유국이자 생산국으로 꼽힌다. 호주 정부는 ‘핵심광물 전략’과 ‘제조업 현대화 전략’ 등 핵심광물 관련 산업을 중점 육성하고 있다. 호주의 니켈과 리튬·코발트 매장량은 세계 2위이고 작년 기준 희토류 생산량은 세계 4위이다.
이 자리에는 한·호주경제협력위원회(AKBC)와 코발트블루, ASM, QPM 등 관련 업계 호주 기업인들이 함께 자리했다.
한·호주경제협력위원회는 1978년 설립된 대표적인 양국 기업인 간 협력협의체로 무역·투자 촉진 목적의 다양한 경제 교류 행사를 개최하고 있으며 핵심광물 분야 투자 협력에도 주도적인 활동을 하고 있다.
간담회에 참석한 호주 기업인들은 양국 기업 간 광물자원 분야에서 오랫동안 상당한 신뢰를 쌓아왔고, 양국 간 물류 체계도 원활하다는 점을 강조하면서 향후 한국 기업들과 협력을 확대하기를 희망했다.
청와대는 “호주는 우리나라 광물자원 공급 1위 국가이기도 하다”면서 “정부는 이번 간담회와 양해각서 체결 등으로 인해 철광석·유연탄과 같은 전통적 자원을 중심으로 했던 양국 협력이 미래 지향적인 핵심광물 중심으로 고도화하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한국과 호주가 전날 발표한 ‘포괄적 전략동반자 관계 공동성명서’에 ‘남중국해 정세’라는 표현이 포함돼 눈길을 끌었다.
청와대가 공개한 공동성명에는 “호주와 대한민국은 인도·태평양의 안정이 남중국해를 포함한 해양 영역에서의 국제법 준수에 달려있다는 점을 인식한다”면서 “정상들은 분쟁이 유엔해양법협약을 포함한 국제법에 따라 평화적으로 해결돼야 한다는 점을 강조했다”고 명시됐다.
남중국해 지역이 미·중 갈등을 상징하는 대표적인 지역이라는 점에서 우리 정부가 중국 견제에 동참했다는 해석이 나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