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정위 "현대차·기아 부품재료 담합한 알테크노메탈·세진메탈 등에 과징금 206억원"

2021-12-08 13: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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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차·기아와 협의해 관련 입찰제도 개선

세종에 있는 공정거래위원회 건물[사진=연합뉴스]


알테크노메탈·동남·우신금속 등 8개사가 지난 11년간 알루미늄 합금제품 구매 입찰 과정에서 담합해 온 사실이 공정거래위원회에 적발됐다.

공정위는 공정거래법을 위반한 알테크노메탈·세진메탈·한융금속·동남·우신금속·삼보산업·한국내화·다원알로이 등 8개사에 시정명령과 함께 과징금 총 206억7100만원을 부과한다고 8일 밝혔다. 이와 함께 공정위는 현대차·기아와 협의해 관련 입찰제도를 개선하기로 했다.
공정위 조사에 따르면 8개사는 2011년부터 현대차, 기아, 현대트랜시스가 실시한 알루미늄 합금제품 구매 입찰에 참여했다. 해당 제품은 주로 자동차 엔진이나 변속기 케이스, 자동차 휠 제조에 쓰인다. 이 과정에서 이들은 사전에 물량을 배분하고 이에 맞춰 낙찰 예정 순위와 투찰가격을 공동으로 정했다. 한국내화는 2016년 12월 입찰까지, 다원알로이는 2020년 3월 입찰부터 담합에 가담했다.

특히 2014년과 2015년, 2017년에는 물량확보의 불확실성을 제거하기 위해 이들은 사전에 연간 물량배분 계획을 수립했다. 이에 따라 8개사 모두 2011년부터 2021년까지 사전에 합의한 대로 낙찰자와 투찰가격이 결정돼 매 입찰에서 높은 가격으로 납품 물량을 확보했다. 이들이 담합하지 않은 입찰의 경우 발주처 예정가보다 낙찰가격이 평균 ㎏당 200~300원정도 낮았으며, 납품 물량을 배정받지 못한 업체들도 있었다.

이들 업체들은 2016년 12월 입찰까지 담합을 지속하다 2017년 2월 검찰의 입찰방해죄 수사가 시작되자 담합을 중지했다. 그러나 이후 회사 수익이 악화하자 2019년 9월 입찰부터 담합을 다시 시작했다.

공정위는 "특히 이 사건은 현대차·기아 입찰제도의 특이점이 담합 배경 중 하나였다"고 설명했다. 당시 입찰제도를 보면 품목별로 복수 업체를 낙찰자로 선정하고 납품가격은 낙찰자들의 투찰가격 중 최저가로 정해 모든 낙찰자에게 공통으로 적용했다. 이는 납품업체 입장에서 타 업체와 가격을 합의할 유인으로 작용했다.

이에 공정위는 현대차·기아와 개선방안을 논의해 개선한 입찰제도를 내년부터 시행하기로 했다. 우선 알루미늄 용탕 납품가격에 포함돼있던 운반비를 별도로 책정하기로 했다.

또한 낙찰사의 납품 포기권을 1개사에 한해 공식적으로 보장해 주기로 했다. 그간 업체들은 납품가격이 예상보다 낮게 결정된 경우 추후 입찰에서 불이익을 우려해 납품 포기를 요청하지 못한 경우가 있었다. 이와 함께 업체들의 안정적인 공장 운영을 위해 최저 15%의 납품 물량을 보장하는 방식을 지속해서 유지하기로 했다.

공정위는 "이번 조치는 민간 분야에서 장기간 지속된 입찰 담합을 적발해 제재했을 뿐만 아니라 발주처와 협의하여 담합이 재발하지 않도록 관련 입찰제도를 개선했다는 점에서 의의가 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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