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8일 치른 ‘수능’은 대학수학능력시험을 줄인 단어입니다. 내년 3월 9일 대선을 100여일 앞두고, 대통령이 되기 위한 과정은 국정운영능력시험, 즉 ‘국능’ 아닐까요.
▲그렇다면 대선 후보들이 봐야할 ‘국능’ 1교시, 첫 문제는 뭐가 돼야할까요. 대한민국의 가장 기본적인 뼈대가 되는 헌법, 그 중에서도 헌법의 도입부인 전문(前文)을 스스로 작성하는 문제여야 하겠습니다.
▲1987년 만들어진 헌법 전문은 긴 한 문장입니다.
유구한 역사와 전통에 빛나는 우리 대한국민은 3·1운동으로 건립된 대한민국임시정부의 법통과 불의에 항거한 4·19민주이념을 계승하고, 조국의 민주개혁과 평화적 통일의 사명에 입각하여 정의·인도와 동포애로써 민족의 단결을 공고히 하고, 모든 사회적 폐습과 불의를 타파하며, 자율과 조화를 바탕으로 자유민주적 기본질서를 더욱 확고히 하여 정치·경제·사회·문화의 모든 영역에 있어서 각인의 기회를 균등히 하고, 능력을 최고도로 발휘하게 하며, 자유와 권리에 따르는 책임과 의무를 완수하게 하여, 안으로는 국민생활의 균등한 향상을 기하고 밖으로는 항구적인 세계평화와 인류공영에 이바지함으로써 우리들과 우리들의 자손의 안전과 자유와 행복을 영원히 확보할 것을 다짐하면서 1948년 7월 12일에 제정되고 8차에 걸쳐 개정된 헌법을 이제 국회의 의결을 거쳐 국민투표에 의하여 개정한다.
▲대선 후보들이 새로 쓰는 헌법 전문에는 대한민국의 정체성, 정통성, 나아가야 할 방향 등에 대한 후보 각자의 ‘밑그림’과 얼개(틀), 고갱이(핵심)를 담아야 합니다. 자기만의 헌법 전문을 쓸 줄 알아야 합니다.
▲새 헌법 전문 쓰기 문제는 서술형이기 때문에 정답이 없습니다. 정답과 채점은 우리 유권자들의 몫이죠. 합격 여부는 내년 3월 9일 밤에 가려질 예정입니다.
카드제작=임승희 인턴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