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트남플러스, VN익스프레스 등 현지 매체에 따르면 베트남항공은 이달 28일 첫 미국발 항공편을 띄운다. 직항노선은 호찌민시와 샌프란시스코를 잇는 왕복 노선으로 운항에는 베트남항공이 보유한 최신 기종인 보잉 787-9 드림라이너가 투입된다. 이번 비행은 무게 제한으로 인해 항공편에 약 100석을 여유분으로 둔다고 베트남항공은 밝혔다
레홍하(Le Hong Ha) 베트남항공사 회장은 “이로써 베트남항공은 미국행 정기 노선을 운항하는 최초의 베트남 항공사가 됐다”며 “코로나19 여파로 처음에는 일주일에 2편의 항공편이 운항될 예정이지만 전염병 상황이 잘 통제되면 매일 1편으로 늘릴 계획”이라고 밝혔다.
◆베트남항공, 미주 직항서비스 시작..."코로나19 이후 새로운 도약의 기회 될 것"
미주노선은 베트남 항공업계의 숙원사업 중 하나였다. 베트남은 지난 2003년 이 같은 계획을 세우고 베트남항공을 포함에 민간항공국, 교통부 등 범정부 차원에서 미주노선 취항을 위해 노력해왔다.
베트남 항공이 미국연방항공국(FAA)에 최초로 운항 허가를 받은 것은 지난 2019년이다. 당시 베트남항공국과 베트남항공은 시험비행이 끝나고 미주노선 시작이 곧 임박했다고 발표했다. 하지만 코로나19 여파로 이 계획이 무기한 연기됐다. 베트남 항공은 이달 초 그동안 지연돼왔던 미주노선의 상업운항의 허가를 재차 획득했다고 전했다.
레홍하 회장은 “미국은 세계에서 가장 엄격한 항공 표준 중 하나”라며 “초기에는 미국이 요구하는 근거 기준을 마련하지 못해 애를 먹었다. 그동안 미국의 요구사항을 충족하기 위해 수백 킬로그램 분량의 서류를 준비해야 했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단기적으로는 미주노선에 흑자를 거두기 어렵다고 판단한다”면서도 “하노이와 호치민 사이에서 로스앤젤레스 또는 휴스턴으로 가는 항공편을 포함하여 미국으로 향하는 다른 직항로의 가능성을 타진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미주노선이 주목받는 이유는 업계의 상징성을 포함해 무엇보다 높은 성장 가능성이다. 베트남항공국에 따르면 코로나19 이전이었던 지난 2018년의 공동운항편을 통한 베트남~미국 간 항공노선은 총 68만9000명의 탑승객을 유치했다. 승객수는 2010~2017년 한 해 평균 8.4% 증가했다. 이 중 로스앤젤레스~베트남 노선의 탑승객이 가장 많았으며, 샌프란시스코~베트남 노선은 두 번째로 나타났다.
미국에는 220만명 이상의 베트남계 미국인이 거주 중인 것으로 알려져 있다. 지금까지 이들과 미국발 관광객이 베트남에 방문하기 위해서는 모두 외국 항공사의 직항편이나 환승편을 이용해왔다. 베트남과 미국 간 노선운항이 허가된 항공사는 미국, 한국, 일본, 대만 등 20여개 외항사다.
베트남항공은 베트남 최대 항공사이자 대표적인 베트남 국영기업이다. 1954년 창립돼 베트남 내 주요 공항을 기항지로 운항하는 대형 항공사(FSC·Full Service Carrier)로 베트남 정부가 86%의 지분을 보유하고 있다.
현재 베트남 항공은 코로나19 여파로 수천억동의 운영부채를 떠 않은 상황이지만, 지난 2019년 베트남항공을 포함한 그룹의 연결 총매출은 처음으로 100조동을 넘어선 바 있다. 세전이익은 2조8000억동을 이었으며 국가예산기여도는 6조6000억동이었다. 스카이트랙스에 따르면 베트남항공은 전 세계 63개 도시를 취항 중이며, 에어버스 A321(58대), A350(10대), A330(5대), 보잉787(11대), ATR(10대) 등 총 103대의 항공기를 보유 중이다.
베트남 항공시장은 코로나19 이전에는 세계에서 가장 빠르게 성장하는 시장 중 하나로 주목받기도 했다. 국제항공운송협회(IATA)에 따르면 2020년 이전 지난 10년간 연평균 17.8% 성장이라는 폭발적인 수치에 힘입어 주요 항공사 매출액, 운항편수, 공항이용객 등 베트남 항공산업 주요 지표들이 매년 역대 최고치를 경신한 바 있다.
베트남 항공업계의 한 관계자는 “베트남 항공산업은 2035년까지 아시아 4대 항공시장으로의 부상을 예고하고 있다”면서 “이번 미주노선 신규 개설은 롱탄국제공항 개항과 더불어 코로나19 이후 베트남 항공시장의 도약에 큰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