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산, 채권단관리 조기졸업 해 넘기나…산은, 매각계획서 우선 검토

2021-11-24 05: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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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산 “올해 조기졸업 요건 갖췄다”

산은·업계 “재무구조 아직 불안정”

채권단 관리체제 조기 졸업을 두고 두산그룹과 산업은행이 다른 생각을 하는 것으로 보인다. 올해 채권단 관리를 졸업해 완전한 기업 체질 전환에 나서겠다는 두산과 달리 채권단은 다소 신중한 모습이다.
 
업계에서는 두산그룹의 채권단 관리 졸업이 내년 대통령 선거 이후로 미뤄질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23일 업계에 따르면 산업은행 등 채권단은 두산그룹의 두산건설 매각계획서를 검토한 후 연내 자구안 조기 졸업 여부를 결정할 방침이다.
 
지난 19일 두산중공업은 사모펀드인 큐캐피털파트너스 컨소시엄에 두산건설의 발행주식 54%를 매각한다고 밝혔다. 매각 가격은 2580억원이다. 두산중공업은 46%의 지분을 보유하게 된다.
 
지난해 초 두산중공업발 유동성 위기를 직면한 두산그룹은 채권단으로부터 3조6000억원 규모의 자금을 수혈받았다. 이후 클럽모우CC, 네오플럭스, 두산솔루스(현 솔루스첨단소재), 모트롤BG, 두산타워, 두산인프라코어 등을 매각하며 3조원가량을 마련했다. 채권단이 요구한 마지막 퍼즐인 두산건설까지 이번에 매각하면서 조기 졸업 요건은 갖춘 셈이다. 
 
두산그룹은 두산건설 매각 작업이 마무리됨과 동시에 채권단 졸업이 가능할 것으로 전망, 지난달 28일 이른 사장단 인사를 단행했다. 발전소 설비, 건설기계, 플랜트가 대표했던 기업 주력사업을 에너지 중심으로 완벽하게 전환한다는 방침이다. △(주)두산의 수소모빌리티 △두산중공업의 풍력 및 소형원자로 △두산퓨얼셀의 수소 연료전지 등에 집중적으로 투자할 계획인 것으로 전해진다.
 
반면 산업은행은 두산그룹의 채권단 관리 졸업을 두고 고심에 빠졌다. 우선 두산건설 매각 금액이 지주사와 주력 계열사인 두산과 두산중공업의 부채비율 개선에는 영향을 미치지 못한 것이 문제다.

두산그룹은 큐캐피털파트너스가 두산건설 워크아웃 작업 등을 끝낸 후 재매각을 할 시기가 오면 46%의 지분을 함께 매각해 현금을 확보할 수 있다고 보고 있지만 채권단을 납득시키기에는 부족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올해 3분기 기준 두산의 부채비율은 238.4%에 달한다. 두산중공업은 198.73%다. 지난해와 비교해 다소 개선됐지만 여전히 200% 전후의 불안한 재무상태를 유지 중이다.
 
두산그룹이 채권단 관리 졸업을 위해서 6000억~8000억원 규모의 대금을 차입해야 한다는 것도 숙제다. 여기에 더해 채권단의 입장에서는 두산그룹의 채권단 관리 졸업을 차기 정권에 대한 실적으로 인정받고 싶어 내심 조기 졸업을 원치 않는다는 것이 업계의 분석이다.
 
부채비율을 낮추기 위해 두산밥캣 매각을 요구할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두산밥캣은 올해 3분기 누적 3억8991만 달러(약 4635억원)의 영업이익을 기록한 두산그룹의 캐시카우다. 두산밥캣을 매각한다면 부채비율은 확실히 낮출 수 있지만 그룹의 현금 창출 능력이 급격히 떨어진다.

한 업계 관계자는 “두산그룹의 미래 사업을 위해서는 올해 조기 졸업을 하는 것이 맞으나, 불안정한 재무구조에 대한 해법도 필요하다”며 “어떤 방향이든 산업은행의 최대한 빨리 결단을 내리는 것이 두산을 돕는 방법”이라고 말했다. 
 

분당두산타워 [사진=두산그룹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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