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물가 상승이 심상치 않다. 글로벌 공급망 대란 속에 대외의존도가 높은 한국 경제가 인플레이션 상황에 빠질 수 있다는 경고다. 여기서 그치지도 않는다. 물가만 올라도 버거운데 경기 침체도 예상된다. 바로 스태그플레이션이 올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오고 있다.
하지만 주식시장 참여자라면 조금은 안심이다. 시중에 풀린 유동성이 주식으로 상당 부분 흘러왔기 때문이다.
에너지·헬스케어·금융·원자재 추천…"필수재면서 금리인상·원가상승에 유연"
골드만삭스는 최근 내놓은 보고서를 통해 스태그플레이션 상황에서는 주식 수익률도 결국 마이너스를 기록한다고 분석했다.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 1960년대부터 지금까지 총 41개 분기가 스태그플레이션 상황에 놓였다. 이 시기의 주식 수익률은 연 -2.1%다. 이는 인플레이션만 나타난 기간보다 좋지 않은 수치다.
업종별로는 에너지, 헬스케어 주식이 일반적으로 가장 높은 수익을 창출했다. 경기에 민감하지 않은 필수재다. 반면 소재와 산업주, 정보통신주 등은 마이너스였다.
이에 증권가가 추천하는 업종은 은행주와 보험주 같은 금융주다. 스태그플레이션을 해결하기 위해서 금리인상을 단행할 가능성이 크기 때문에 이에 따른 수혜가 예상되는 금융주가 추천됐다.
또 원가 상승에 따른 부담을 가격에 전이시키기 편한 원자재 가공업과 정유업 등도 추천하는 업종이다. 최종소비재들은 각국의 정책에 따라 가격인상이 어렵지만 원자재와 원유 가격의 인상은 철저한 시장원리가 적용되면서 정책적으로 인상을 막기 힘들다.
모건스탠리는 서로 다른 방향성을 가지는 두 종목을 동시에 보유하는 '바벨전략'을 스태그플레이션을 이겨낼 전략으로 추천했다. 고위험자산과 저위험자산에 동시에 투자해 위험과 보상을 극대화하는 전략이다. 예를 들면 금융 등 경기민감주와 헬스케어 등 경기방어주를 함께 사는 것이다.
안전자산 투자도 필수…전통적인 '금'에 더해 최근에는 '비트코인'도 각광
국내 전문가들은 기업이 돈을 벌기 힘들어진다면 안전자산에 대한 투자를 늘려보는 것도 고려하라고 조언했다. 우선 금이다.
최진영 이베스트투자증권 연구원은 "과거 수익률 추이를 살펴보면 제조업 경기가 정점을 지나고 경기 기대감이 낮아지는 구간에서는 구리 등 산업금속보다 금의 상대성과가 높았다"며 "1973~1974년 스태그플레이션 상황에서도 에너지를 제외하면 금이 연간 +67%, +72%의 높은 수익률을 기록했다"고 분석했다.
최근에는 금 외에 새로운 자산으로 떠오른 비트코인도 관심사다. 실제로 스태그플레이션을 대비해 비트코인도 안전자산으로 인정받는 분위기다. 미국에서 비트코인 선물을 기초자산으로 하는 상장지수펀드(ETF)를 내놓은 것도 이런 이유다. 미국에서는 비트코인 선물 ETF 상품이 지난달부터 뉴욕증시에서 거래를 시작했다.
최 연구원은 "올해 금 ETF에서는 120억 달러 규모의 유출이 있지만 가상화폐 관련 신탁과 ETP(상장지수상품) 등에는 104억 달러의 유입이 있었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