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시 활황·아파트 가격 상승이 자산 증식에 영향
KB금융지주 경영연구소는 14일 이러한 내용을 담은 '2021 한국 부자보고서'를 내놨다.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말 기준 한국 부자 수는 39만3000명으로 전년 대비 10.9% 증가했다. 전체 인구의 0.76%로 추정되며, 이들이 보유한 총 금융자산은 2618조원으로 전년 대비 21.6% 늘었다. 연구소는 주식시장의 활황이 자산 증식에 영향을 미친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세부적으로 살펴보면 한국 부자의 90% 이상은 금융자산 10억~100억원 미만의 '자산가'에 해당했으며, 7.2%인 2만8000명은 금융자산 100억~300억 미만의 '고자산가'였다. 나머지 2%인 7800명은 금융자산 300억원 이상의 '초고자산가'였다. 자산가, 고자산가, 초고자산가가 보유한 금융자산 규모는 지난해 말 기준 각각 916조원, 498조원, 1204조원으로 추정됐다.
한국 부자들의 총자산은 부동산 자산 59.0%와 금융자산 36.6%로 구성돼 있으며, 그 외 회원권과 예술품 등 기타자산이 일부를 차지했다. 특히 부자의 부동산 자산 비중은 고가 아파트를 위시한 부동산 가치 상승의 영향으로 최근 2년 크게 늘었다. 일반 가구의 총자산이 부동산자산 78.2%와 금융자산 17.1%로 구성된 것과 비교하면, 부자의 금융자산 비중은 일반 가구의 두 배 이상으로 높다.
◆한국 부자, 공격 지향적 투자 성향 강해져
한국 부자는 지난해에 비해 공격 지향적 투자 성향이 강해졌다. 높은 수익률만큼 큰 손실율을 감내할 수 있다고 생각하는 ‘적극투자형’과 ‘공격투자형’ 비중의 합은 지난해 22.3%에서 올해 27.5%로 5.2%포인트 늘었다. 금융자산규모별 ‘적극투자형’과 ‘공격투자형’ 비중의 합은 금융자산 30억원 미만 부자 25.7%, 30억원 이상 부자 32.7%로 금융자산이 많을수록 공격적인 투자를 통해 부를 증식하려는 성향이 강한 것으로 조사됐다.
특히 한국 부자는 올해 금융자산 투자금액을 전년 대비 늘리고 거주주택을 포함한 부동산 자산과 기타자산 투자금액은 유지하는 전략을 택했다. 금융자산 전반에 대해 투자금액을 늘렸다는 응답은 전년(17.5%) 대비 6.0%포인트 증가했고, 투자금액을 줄였다는 응답은 전년(8.8%) 대비 6.3%포인트 감소한 2.5%였다. 거주부동산(93.8%)과 거주외부동산(90.0%)에 대해서는 부자 대부분이 투자금액을 유지했다.
◆한국 부자들 "향후 투자금액 유지…암호화폐는 투자 안 해"
부자들은 향후 금융자산을 어떻게 운용할 것인가에 대해 전반적으로 투자금액을 유지하는 방향을 선택했다. 주식을 제외한 대부분의 금융자산에 대해 부자들의 80~90% 정도는 향후 ‘투자금액을 유지하겠다’고 응답했다. 주식의 경우 올해 투자금액을 늘렸다는 응답률(40.0%)보다는 낮지만 향후 투자금액을 늘리겠다는 응답률이 31.0%를 기록하며, 투자자산으로서 지속적인 관심을 보였다. ‘예적금’에 투자금액을 늘리겠다는 응답률은 12.8%로 다른 금융상품에 비해 상대적으로 높았다. 그 외 ‘펀드’(10.8%), ‘투자/저축성 보험’(7.5%), ‘채권’(4.8%), ‘리츠·ETF’(4.3%)에 투자를 확대하겠다는 의향은 10% 미만으로 상대적으로 낮았다.장기적인 수익이 기대되는 투자처를 묻는 질문에 한국 부자의 60.5%가 ‘주식’을 선택해 다른 자산에 비해 압도적인 지지를 보였다. 이어 ELS와 DLS를 포함한 ‘펀드’(19.0%), ‘금·보석 등’(19.0%), ‘투자·저축성 보험’(12.3%) 순이었다.
다만 '암호화폐' 투자에 대한 부자들의 인식은 상당히 부정적이었다. 전체 부자 중 ‘향후 암호화폐 투자 의향이 있다’는 응답은 3.3%에 불과했고, ‘상황에 따라 투자 의향이 있다’는 응답이 26.8%, ‘투자하지 않을 것이다’는 응답이 70.0%를 기록했다. 부자들은 대체로 보유한 자산을 적극 운용해 수익을 추구하는 방식을 선호한다. 암호화폐는 위험률이 감당할 수 있는 범위를 넘어서고, 거래 자체의 신뢰성에 의문이 제기되기 때문에 투자처로 매력을 느끼지 못하는 것으로 분석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