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남기 "재난지원금 위한 납세 유예, 마음대로 안 된다"

2021-11-11 0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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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의적 납부유예는 국세징수법 저촉"

홍남기 경제부총리가 9일 국회에서 열린 예산결산특별위원회 전체회의에서 2022년도 예산안에 대한 의원 질의에 답변하고 있다. [사진=국회사진기자단 제공] 

여당이 추진하는 '전국민 추가 재원지원금' 방식을 두고 재정당국이 난색을 표했다. 현행법에 어긋난다는 이유에서다.

홍남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10일 열린 국회 예산결산특별위원회 종합정책질의에서 올해 세수분 납부유예와 관련해 "마음대로 되는 게 아니라 국세징수법에 유예 요건이 있다"고 잘라 말했다.

홍 부총리는 정희용 국민의힘 의원이 '더불어민주당 주장처럼 세수를 내년으로 넘겨잡는 게 가능한가'라고 묻자 이같이 밝혔다. 또한 "행정부가 자의적으로 납부유예 해주면 국세징수법에 저촉된다"며 요건에 안 맞는다고 했다.

민주당은 10조~15조원 규모의 올해 초과 세수분을 납부유예하는 방식으로 내년 세수로 돌려 재난지원금 재원을 마련할 방침이다. 이렇게 마련한 재원으로 내년 1월 전 국민에게 6차 재난지원금을 줄 계획이다.

초과세수 규모에 대해선 "세수가 7·8·9월에 한 달에 30조원 정도 들어오는데 11~12월은 절반 토막 정도 들어올 것으로 예상되나 변수가 있어 정확한 예측은 어렵다"면서 "10조원대 초과 세수가 있을 것 같다"고 했다.

10조원대 초과세수 가운데 규정에 맞는 일부 항목만 납세유예가 가능하다는 의미로 풀이된다. 정부는 지난해부터 여러 차례 소상공인에게 납부유예를 해줬다. 코로나19로 경영난에 빠진 소상공인이 대상으로 이 같은 법상 요건을 충족한다. 그러나 여당이 추진하는 초과 세수 납부유예는 요건에 해당하지 않는다는 게 기재부 의견이다.

국세징수법 제13조에 따르면 납세 기한 연장은 납세자가 △재난·도난으로 재산에 심한 손실을 입었거나 △경영하는 사업에 현저한 손실이 발생하거나 부도·도산 우려가 있을 때 △납세자 또는 동거가족이 6개월 이상 치료가 필요하거나 상중일 때 △대통령령으로 납부가 어렵다고 판단한 상황에서만 가능하다. 

미뤄줄 세금도 거의 없다. 민주당은 올해 부가가치세·종합소득세·주세·유류세 등을 내년분으로 돌리는 방안을 검토 중으로 알려진다. 하지만 소상공인·자영업자 등에 관한 부가세와 종소세 납부유예는 이미 시행 중이고, 4분기 주세는 내년 1월이 납부 기한이라 유예 대상이 아니다. 유류세 가운데 방역지원금 재원으로 확보할 수 있는 액수도 2000억∼3000억원에 머문다.

홍 부총리는 내년 초까지는 초과 세수를 이용한 지원금 지급이 불가능하다고도 했다. 그는 "초과 세수가 올해 말까지 들어오면 결산 결과에 따라 처리해야 하는데 국가 결산 절차는 내년 4월에 마무리된다"고 말했다. 대통령 선거가 치러지는 내년 3월 9일 이전까지는 활용이 어렵다는 의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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