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영식 국무총리 비서실장은 10일 원내 4개 정당(더불어민주당·국민의힘·국민의당·정의당)에 '정부 주요정책 추진현황 및 향후과제' 자료집을 전달했다고 밝혔다.
최근 산업통상자원부, 여성가족부 등 개별 부처의 '공약 개발 지시' 논란이 일었던 바, 정부가 공식적으로 정책 자료를 여야에 똑같이 제공하면서 관권선거 의혹 차단에 나선 것으로 보인다.
김 총리는 지난 5월 인사청문회에서부터 "정책 중에는 새 정부 국정철학에 따라 재검토가 필요한 사업도 있고, 연속성을 갖고 보완·발전시켜야 할 정책도 많이 있다"며 "현 정부 경험을 새로 출범할 정부와 공유하려는 노력이 적극적이지 못한 데 대한 아쉬움이 있다"고 언급해왔다.
총리실에 따르면, 자료집은 46개 각 중앙행정기관의 장이 책임지고 중요성이 높은 정책을 스스로 선정해 내용을 작성했다. 그간 성과는 물론이고 추진 과정에서의 애로사항, 보완·발전시켜야 할 과제, 새롭게 시도해야 할 사업들을 담았다.
구체적으로 경제, 사회·문화, 외교·통일·안보, 조정·지원 분야로 나누어 부처별 추진 중인 과제와 미래 경제·사회 구조 변화 등을 고려해 새롭게 추진할 필요가 있는 과제 등이 제시됐다.
예컨대 기획재정부는 '한국판 뉴딜' 전략 추진 정책을 가장 먼저 소개했다. 코로나19로 인한 피해 지원 관련 정책은 기재부, 중소벤처기업부, 금융위원회, 질병관리청 등 대다수 부처에서 주요 정책으로 꼽았다.
앞서 국민의힘은 일부 정부 부처가 더불어민주당 대선 공약에 관여한다는 의혹과 관련해 정영애 여가부 장관, 박진규 산업부 차관 등을 공직선거법상 부정선거운동죄와 형법상 직권남용죄로 검찰에 고발했다.
이 같은 논란에 대해 김 총리는 지난 3일 전 부처 공무원에게 서한문을 보내 "대선을 앞두고 정치적 중립과 공직기강을 철저히 확립해 달라"며 "개별 기관 차원의 정치권에 대한 정책자료 작성과 제공은 원칙적으로 금지한다"고 당부했다.
김 총리는 자료집 발간사에서 "이번에 처음으로 대선후보에게 주요 정책 자료를 전달하는 시도를 했다"며 "이것이 한국 발전을 위한 좋은 선례가 되길 기대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