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권의 3분기 민원 제기 사례가 다시 늘어났다. 각 업권별로 대출 관련 규제 강화가 본격화된 영향이다. 소비자 불만의 원인이 대출이라는 것은 수치로 고스란히 드러났다. 당분간 당국의 규제 강도가 높아질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증가세는 쉽게 꺾이지 않을 가능성이 높다.
◇은행권, 부동산 대출 죄자 관련 민원 폭증
3일 은행연합회 소비자포털에 공시된 은행권 민원현황에 따르면, 올 3분기(7~9월) 국내 시중은행과 지방은행, 인터넷전문은행에 접수된 민원건수는 총 622건으로 집계됐다. 이는 전 분기(573건)보다 8.55% 증가한 수치다. 최근 비대면 거래 활성화로 대면 민원건수가 감소 추세를 보인 것과는 정반대 결과다. 지난 2분기 은행 민원건수는 직전 분기보다 1.55% 줄었다.
민원 유형별로는 여신(대출) 분야가 268건으로 전체 민원의 절반 가까이 차지했다. 과거 대출 관련 민원건수는 100건대 후반~200건대 초반에 그쳤는데, 5년 만에 최대치를 기록했다. 2015년 집계 이래 2016년 2분기(286건), 2015년 1분기(270건)에 이어 이번이 셋째로 많았다.
대출 중에서도 주택담보대출(주담대) 분야의 민원 증가가 폭증했다. 5대 은행(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은행)의 경우 대부분 전분기보다 민원 건수가 늘어났다. 이러한 추세는 당분간 계속될 전망이다. 금융당국의 대출 규제는 연말과 내년에도 계속되기 때문이다. 금리도 가파르게 오르고 있다. 한국은행에 따르면 지난 9월 기준 은행권의 일반 신용대출 금리와 주담대 금리는 각각 4%와 3%를 돌파했다. 일부 시중은행의 경우 이미 주담대 금리 상한이 5%선을 넘어섰다.
◇2금융도 대출 문턱 높이자 민원 급증
카드, 저축은행 등 2금융권도 상황은 마찬가지다. 7개 전업 카드사(신한·KB국민·삼성·현대·롯데·우리·하나카드)의 3분기 합산 민원건수는 1149건으로 집계됐다. 이는 전분기(1038건)보다 10.7%가량 늘어난 수치다. 작년 3분기 민원량이 직전분기보다 11.8%나 줄었던 것과 대비되는 기조다.
직접적인 원인은 카드론(장기카드대출) 등 대출 문턱이 높아진 탓이다. 앞서 금융위원회는 올 하반기부터 가계부채 급증을 막기 위해 2금융권에도 관리·감독 기준을 크게 높였다. 이에 따라 각사별로 대출 조건 강화에 나섰고, 그에 따른 민원이 급증했다.
증가폭이 가장 컸던 곳은 ‘KB국민카드’다. 이 회사의 3분기 민원은 191건으로 전분기(151건)보다 26.5% 늘었다. 이 중 고객 상담(12건→30건)과 제도 정책(18건→48건) 관련 민원이 각각 150%, 161.1%씩 급증했다. 국민카드 관계자는 “제도정책의 경우 위험성 관리, 심사 및 발급 등과 관련 있어 대출 분위기의 영향을 크게 받는다”며 “고객상담 민원도 카드론 조건 관련 내용이 상당 부분을 차지했다”고 말했다.
2위 신한카드도 291건서 358건으로 23%나 늘었다. 이외 우리카드는 6.9%, 현대카드는 3.8%씩 각각 민원량이 커졌다. 반면, 하나카드(-4.2%), 삼성카드(-0.8%), 롯데카드(-0.8%)는 소폭씩 감소했다.
상위 10개 저축은행의 3분기 총 민원수도 14건으로 전 분기(13건)에 비해 1건 늘었다. 그간 꾸준히 민원수가 줄어왔던 것과 대비되는 기조다.
금융업계 관계자는 “금융권 영업환경이 꾸준히 악화되고 있는 만큼, 이러한 분위기는 당분간 지속될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