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제는 고인이 된 스티브 잡스가 미국 CBS의 프로그램 `60분' 에 출연해 한 말이다. 카카오게임즈와 'BTS' 하이브의 최근 투자 행보를 보면 스티브 잡스의 이 말이 떠오른다.
1일 카카오게임즈는 유럽법인(카카오게임즈 유럽)이 라이온하트 스튜디오의 지분 22만5260주(지분율 30.37%)를 4500억원에 인수한다고 공시했다. 카카오게임즈가 유럽법인에 4500억원을 출자하고 유럽법인이 이 자금으로 라이온하트를 인수합병(M&A) 하는 구조다. 다만 카카오게임즈의 라이온하트 최종 지분 취득 금액은 달라질 수 있다.
라이온하트는 김재영 대표가 2018년에 설립한 회사로, 지난 6월 출시한 '오딘: 발할라 라이징'의 개발사다. 오딘은 17주 연속 국내 구글 플레이 및 애플 앱스토어 매출 1위를 차지하면서 올해 최고 흥행 게임으로 꼽히고 있다.
흥미로운 점은 김재영 라이온하트 대표가 카카오게임즈 유상증자에 참여해 카카오게임즈 주요 주주(약 3%)가 된 것이다. 김 대표가 매입한 카카오게임즈 주식 가치는 약 1600억원에 이른다. 매도자가 인수기업의 주주로 참여하는 경우가 간혹 있지만 흔한 일은 아니다. M&A 거래지만 파트너십에 가까운 모습이다.
유사한 모습이 하이브에서도 나타났다. 지난 4월 하이브는 아리아나 그란데, 저스틴 비버 등이 속한 미국 미디어업체 이타카 홀딩스를 인수했다. 인수가액은 10.5억 달러(1조1889억원) 이상으로, 세계적으로 큰 관심을 받았다.
이 거래에서도 김 대표처럼 유명 제작자인 스쿠터 브라운 이타카홀딩스 대표와 저스틴 비버, 아리아나 그란데, J 발빈 등 아티스트들도 유상증자에 참여해 하이브의 주주로 협력관계를 형성했다. 당시 방시혁 하이브 이사회 의장은 "이번 이타카 홀딩스와의 새로운 파트너십은 어느 누구도 상상하지 못한 새로운 도전"이라며 파트너십을 강조하기도 했다.
파트너십과 함께 `인재`에 대한 투자도 주목을 받고 있다.
이타카 홀딩스의 주요 자산이 유명 뮤지션들인 가운데, 카카오게임즈 역시 인재 중심의 투자에 집중하는 모습이다. 카카오게임즈는 지난달에도 `인재 투자' 성격의 M&A를 단행한 바 있다.
지난달 중순 카카오게임즈의 자회사 넵튠은 모바일 메타버스형 게임을 개발중인 퍼피레드M을 309억원(지분 44%)에 인수를 했는데, 퍼피레드M은 현재 매출이 거의 없는 회사다. 그러다 보니 이용수 퍼피레드M 대표란 인재에 카카오게임즈가 투자했다는 말도 나오고 있다.
메타버스 업계 관계자는 "이용수 대표는 2004년부터 퍼피레드 게임을 통해 수백만명이 넘는 유저 커뮤니티를 운영해온 노하우를 겸비했고, 스타팝 서비스 운영을 통해 글로벌 커뮤니티 게임 역시 성공적으로 운영했다"며 "관련 업계에서는 메타버스에 최적화된 인물로 유명했다"라고 말했다. 이어 "카카오게임즈에서도 그 능력을 높게 사서 퍼피레드M투자한 것으로 보인다"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