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택근무 끝, 회사 대신 여행지로... ‘워케이션’ 도입하는 스타트업

지난 9월 제주도로 워케이션을 떠난 스타트업 토스랩 직원들이 자사 협업툴 '잔디'를 통해 차량 안에서 외부 미팅을 진행하는 모습. [사진=토스랩]

위드 코로나(단계적 일상회복)를 맞아 기업들이 업무 정상화에 나선 가운데, 스타트업 사이에선 재택근무를 상시화하거나 유연근무제를 확대하는 추세가 이어지고 있다. 특히 관광지에서 일(work)과 휴식(vacation)을 함께하는 ‘워케이션(workation)’이 트렌드로 급부상했다.

2일 업계에 따르면 여가 플랫폼 기업 야놀자는 지난달 31일부터 강원도 평창에서 첫 워케이션을 시작했다. 신청자는 일주일간 현지에서 업무와 휴식을 병행하고, 회사에서는 호텔, 식사, 법인차량 등을 지원한다. 

야놀자 워케이션 제도는 글로벌 기준에 부합하는 효율적이고 유연한 근무 환경을 구축하기 위해 도입됐다. 여가 플랫폼 기업으로서 코로나19로 침체된 관광 사업과 지역 경제를 활성화하겠다는 취지다.

야놀자는 업무 외 시간을 활용한 지역 관광을 장려하고, 강원관광재단과 협력해 워케이션 전용 상품도 개발하기로 했다. 임직원 피드백을 반영해 대상 지역과 연계 관광상품도 출시하는 등 워케이션을 통해 지역경제 활성화에 기여한다는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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워케이션은 새로운 업무 형태로 자리잡고 있다. 업무용 협업툴 ‘잔디’를 서비스하는 스타트업 토스랩 직원은 지난 9월 4박 5일간 제주도로 워케이션을 다녀왔다. 근무 시간에는 화상회의 등을 통해 일하고, 여가 시간에는 각자 관광이나 휴식을 취했다.

이 같은 경험을 토대로 타사 워케이션 지원에도 나선다. 토스랩은 여가 액티비티 플랫폼 ‘프립’과 손잡고 이달 5일부터 ‘제주로 떠나는 팀 워케이션’ 행사를 진행한다. 자사 협업툴인 잔디 사용업체 중에서 10개팀을 선발해 제휴 숙소를 할인해주고, 1인당 10만원 상당의 프립 관광상품을 제공한다.

인공지능(AI) 기반 세무 서비스 ‘삼쩜삼’을 운영하는 자비스앤빌런즈도 지난 6월 2주간 전 직원에 특별휴가를 주고, 휴가 종료 직후부터 일주일간 워케이션을 할 수 있도록 했다. 
 

인덴트코퍼레이션이 제주도에 마련한 워케이션 전용 사무실 ‘제주 힐링 오피스’ 내부 [사진=인덴트코퍼레이션]

아예 워케이션 전용 사무실을 마련한 스타트업도 있다. AI 기반 동영상 후기 서비스 ‘브이리뷰’를 운영하는 인덴트코퍼레이션은 워케이션을 위한 공간을 제주도에 마련했다.

‘제주 힐링 오피스’라는 이름의 사무실은 총 2층짜리 독채 건물로 1층은 업무를 할 수 있는 공용 공간, 2층은 직원들이 머무르는 개인 방과 게스트룸으로 구성됐다. 

윤태석 인덴트코퍼레이션 대표는 “직원들이 보다 여유로운 공간에서 사고를 전환하며 워케이션을 즐길 수 있도록 제주도에 힐링 오피스를 운영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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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타트업을 중심으로 워케이션은 점차 확대될 것으로 보인다. 코로나19 사태로 재택근무를 실시하면서 이미 비대면 업무 가능성을 입증했기 때문이다.

실제 워라밸(일과 삶의 균형)을 중시하는 MZ세대 인재를 확보하기 위해 복지 차원에서 워케이션을 도입하는 스타트업도 늘고 있다.

여행 테크 기업 마이리얼트립은 최근 대규모 채용을 진행하며 워케이션을 복지로 내걸었다. 입사자 전원을 대상으로 1년 근속 후 원하는 국가로 떠날 수 있는 퍼스트 클래스 항공권이나 이에 상응하는 1000만원 상당 여행 지원금을 주고, 2주간 전 세계 어디서든 원격 근무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한다.

워케이션을 경험한 토스랩 관계자는 “사무실 근무와 재택근무를 병행하는 하이브리드 근무에 익숙해져 있어서 워케이션이 문제 없이 가능했다”며 “비대면으로 일하는 것에 그치지 않고 새로운 공간에서 자극을 받고, 아이디어를 떠올리며 팀워크를 형성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