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백만 전 주교황청 대사가 29일 문재인 대통령의 교황청 공식 방문을 앞두고 한반도 평화프로세스 진전에 대한 기대감을 드러냈다.
이 전 대사는 이날 자신의 SNS(사회관계망서비스)에 공개한 기고문을 통해 "프란치스코 교황이 29일 문재인 대통령을 면담하는 데 이어 조 바이든 대통령도 만난다"고 밝혔다.
이 전 대사는 문 대통령과 바이든 대통령이 각각 독실한 가톨릭 신자인 점을 거론하며 "바이든은 취임 직후 문 대통령과의 전화 통화에서 자신의 종교적 정체성을 숨김없이 털어놓았다. 가톨릭과 프란치스코 교황이라는 공통된 코드를 서로 확인했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한반도 평화프로세스 관련 큰 그림이 그려지지 않을까 생각한다"며 "교황이 한반도와 한국민을 각별하게 사랑하고 있다는 사실은 구태여 강조하지 않겠다"고 밝혔다. 이 전 대사에 따르면, 프란치스코 교황은 "내 가슴과 머리에 항상 한반도가 있다"(2018년 2월), "북한에 갈 준비가 되어 있다"(2018년 10월), "남북한 지도자와 손잡고 판문점을 걷는 것이 나의 꿈이다"(2019년 1월), "서울과 평양을 동시에 방문하고 싶다"(2020년 10월) 등 수차례 공식 발언을 통해 방북 및 한반도 대화 진전 가능성에 기대감을 드러냈다.
이 전 대사는 "교황과 불편한 관계였던 트럼프가 물러가고, 교황을 존경하는 바이든이 무대에 올랐다"며 "교황 방북 프로젝트가 다시 추진되고 있음은 물론이다. 뭔가 큰 열매가 맺을 것 같은 분위기가 감돌고 있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이 전 대사는 "교황 방북은 단순한 종교 이벤트가 아니다"라며 "교황 방북이 성사되면, 이것은 한반도의 외교 지형을 송두리째 바꿔버릴 수 있는 역사적 사건이 될 수 있다"고 밝혔다. 이어 "교황 전용기가 평양순안국제공항에 내리고 교황님이 김정은 위원장과 포옹(악수)할 때, 한국의 모든 TV 채널은 물론이고 CNN, BBC 등 외국의 유력한 TV 채널이 이 장면을 생중계할 것"이라며 "실로 가슴 떨리는 일"이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