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법, 중증 정신질환 이유 군사훈련 불응은 '정당한 사유'

2021-10-18 08: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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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법원 전경. [사진=연합뉴스]


중증 정신질환을 이유로 군사훈련 재소집을 거부한 사람을 병역법에 근거해 처벌할 수 없다는 대법원 판단이 나왔다.

대법원 3부(주심 이흥구 대법관)는 병역법 위반 혐의로 기소된 A씨의 상고심에서 징역 6월을 선고유예한 원심을 깨고 사건을 수원지법으로 돌려보냈다고 18일 밝혔다.
사건은 지난 2017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A씨는 척추질환으로 4급 병역 판정을 받고 그해 3월 사회복무요원으로 군복무를 시작했다. 그러나 몇 주 뒤 허리를 다쳐 공상 판정을 받았다.

A씨는 같은 해 6월 군사교육을 위해 훈련소에 입소했으나 일주일 만에 퇴소했다. 통증과 스트레스 등에 시달린 A씨가 극단적 선택을 시도했기 때문이다.

A씨는 퇴소 후 강박장애와 적응장애, 공황발작을 동반한 불안장애, 충동조절장애, 우울증 등 진단을 받았다. 그럼에도 병무청은 군사교육 소집통지서를 A씨에게 지속적으로 보냈다.

병무청은 A씨에게 병역처분 변경신청을 권했지만, A씨는 거부했고 결국 2019년 5월 병무청으로부터 병역법 위반으로 고발당했다.

1심과 2심은 A씨가 병역처분 변경신청 절차로 불이익을 피할 수 있다는 점을 안내받고도 자의로 소집에 불응했다고 판단해 유죄를 선고했다.

그러나 대법원 판단은 달랐다. 재판부는 "A씨는 사회복무요원으로 복무 시작 후 질병이 발병해 여러 차례 극단적 선택을 시도했다"며 "의사들은 장기간 치료가 필요하다고 했으며, A씨가 소집에 응하지 못한 것은 그의 책임으로 볼 수 없다"며 2심 재판을 다시 하라고 결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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