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천대유자산관리(화천대유) 대주주 김만배씨 구속 영장 기각으로 대장동 개발사업 특혜 의혹 수사에 제동이 걸린 모양새다. 검찰이 18일 귀국 예정인 천화동인 4호 소유주 남욱 변호사를 고리로 '대장동팀' 핵심 4인방 대질신문을 통해 돌파구를 찾을지 주목된다.
17일 법조계에 따르면 18일 오전 5시 인천국제공항에 도착하는 남 변호사는 국내 대형 법무법인 소속 변호인과 검찰 소환 일정을 조율한 것으로 알려졌다. 남 변호사는 국내 거주지가 일정치 않아 공항에서 체포될 가능성도 있다.
남 변호사는 정영학 회계사, 김만배 화천대유 대주주, 유동규(구속) 전 성남도시개발공사 등과 함께 이번 사건의 핵심 인물 중 한 명이다. 그는 사업 초기 한국토지주택공사(LH)가 대장동 공영개발을 추진하자 이를 민간개발로 바꿀 수 있게 도와달라는 부동산개발 시행사 측의 부탁과 함께 돈을 받은 혐의로 기소됐으나 무죄를 선고받기도 했다.
검찰 수사 초점은 천화동인 5호의 소유주인 정영학 회계사의 녹취록 속 '700억원 약정설', '50억 클럽설', '350억원 로비설' 진실 규명이다.
김씨는 지난 11일 첫 검찰 조사에서 정 회계사가 검찰에 제출한 녹취파일 내용을 모두 부인한 것으로 전해졌다. 그는 "과장된 내용이 녹취된 것에 불과하다", "다툼이 있는 사람이 몰래 녹음한 것"이라고 녹취파일에 대한 증거력을 부정했다.
그러나 남 변호사는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김씨가 350억원의 로비 비용이 든다는 얘기를 했다"고 말했다. 특히 그는 김씨로부터 이른바 '50억 클럽'의 인사들 이름을 직접 들었다고 주장했다.
서로 진술이 엇갈리는 터라 남 변호사가 입국하면 유 전 기획본부장과 대주주 김씨, 정 회계사 '대장동팀' 핵심 4인방 대질 조사가 불가피할 전망이다.
특히 사건 몸통인 김씨와 '키맨'으로 꼽히는 남 변호사 간 대질 신문이 이뤄지면, 대장동 개발 사업 진행 과정에서 유 전 기획본부장 개입 여부와 '그분'으로 지칭되는 윗선 수사 역시 급물살을 탈 것으로 보인다.
법조계에선 남 변호사가 검찰 수사에 협조적인 태도를 보일 것이라는 관측이 지배적이다. 남 변호사가 언론 인터뷰에서는 로비 의혹에 대해 자신은 잘 모른다고 말하면서도 진실을 밝혀야 할 사람은 김씨와 유 전 본부장이라고 지목했기 때문이다. 남 변호사는 김씨가 거짓말을 많이 하며, 동업자들 간 다툼 발생의 원인도 김씨에게 있다고 주장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