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전국에서 유일하게 1000번 이상 거래된 아파트 단지가 경북 포항에서 나왔다. 정부의 고강도 규제와 공급 과잉 우려로 서울, 수도권 아파트 매매시장이 '거래 빙하기'를 겪는 것과는 대조적이다.
포항 남구 일부 읍면과 북부권이 여전히 규제에서 자유로워 실수요와 투자 수요가 몰린 것으로 풀이된다.
전국 매매거래량 2위, 5위 단지인 '힐스테이트 초곡'(875건)과 'KTX 포항역 삼구트리니엔'(719건)도 포항 소재 아파트였다. 올해 아파트 매매 시장에서는 포항시 소재 아파트의 존재감이 상당했는데, '대도시 아파트 위주로 거래량이 집중한다'는 일반적 인식과는 사뭇 달랐다.
업계 관계자는 "포항시에는 전매제한이 완화된 비규제지역이 많다"며 "포스코 등 메이저 철강사가 밀집돼 있는 것은 물론 미래 유망산업 중 하나로 꼽히는 2차전지산업 거점을 육성하며 아파트 거래가 늘어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일반적으로 아파트 매매거래량이 활발한 곳은 가격 상승에 유리한 모습을 보이기도 한다.
올해 4월 청약 접수를 받은 북구의 '포레나 포항'은 분양 당시 최고가 기준 3억4400만원이었던 전용 84㎡A가 3개월 만에 6000만원 가까이 오른 최고 4억200만원에 거래됐다. 이곳은 현재 호가로 웃돈이 최대 1억원(84㎡A)까지 붙었다.
업계 관계자는 "일반적으로 거래가 잘되는 지역이 시세 올리기에도 좋고 팔고 싶을 때 팔기도 좋아 실거주 수요자에게는 물론 투자 목적 수요자들에게도 선호도가 높다"며 "직주근접, 교통편의성 등 각종 호재들까지 갖춰진다면 미래가치는 더욱 밝아진다"고 설명했다.
포항시 아파트의 높은 수요는 신규 공급 물량에 옮겨 붙을 가능성이 높다.
우선 HDC현대산업개발이 분양하는 '포항 아이파크'가 이달 예정돼 있다.
단지가 들어서는 용산지구는 비규제 적용을 받아 청약통장 가입기간 6개월 이상, 지역 및 면적별 예치금을 충족한 만 19세 이상이라면 주택 보유 여부와 관계없이 세대주, 세대원 누구나 1순위로 청약할 수 있다. 계약 후 즉시 전매가 가능하고 중도금 대출 관련한 전입 및 처분 조건도 없다.
북구 학잠동에도 1000가구 이상 규모의 '자이' 아파트 분양이 추진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2022년에도 적지 않은 물량의 공급이 예정돼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