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보생명이 디지털화를 위해 최근 IT 관련 기업을 인수한 데 이어 플랫폼 개발을 위한 인재 영입도 본격화하고 있다. 일각에서는 보험업계에서 유일하게 금융당국으로부터 마이데이터 사업 본허가를 취득한 만큼, 마이데이터 서비스는 다수의 이용자들을 먼저 확보하려는 움직임으로 분석하고 있다.
29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교보생명의 자회사인 교보라이프플래닛은 지난 24일 이사회에서 포트리스이노베이션의 지분 60%(6000주)를 19억8000만원에 인수하기로 결정했다.
금융위원회가 교보라이프의 포트리스이노베이션 인수를 승인하면, 교보생명은 디지털 전환을 위한 IT기업을 손자회사로 두게 된다.
앞서 교보생명은 장우경 한화생명 상무와 김종훈 SK커뮤니케이션즈 상무를 영입하기도 했다. 장 상무는 디지털전략담당 임원과 플랫폼개발2팀장을 겸직한다. 장 상무는 2019년 한화생명에 투자사업본부 임원으로 합류했다. 1974년생으로 미국 컬럼비아대학교 대학원에서 MBA 과정을 수료했다. SK텔레콤과 하나은행, 핀크를 거쳐 2017년부터는 현대카드 디지털신사업실장으로 재직했다.
현대카드 재직 시절에는 블록체인 기술을 바탕으로 카드업계 최초의 모바일 해외송금 서비스를 개발했고, 다양한 핀테크 스타트업과의 협업을 도맡았던 것으로 알려졌다.
김 상무는 네이트앱 등 검색포털 어플리케이션과 네이트판 등의 콘텐츠 플랫폼 기획을 담당했다. 김 상무는 플랫폼개발1팀장 직무대행을 맡아 장 상무와 함께 교보생명의 마이데이터 플랫폼 구축을 준비할 예정이다.
교보생명이 적극적으로 디지털화 전략을 추진하고 있는 데는 마이데이터 사업 선점을 위해서라는 분석이다. 교보생명은 지난 7월 보험업계에서는 유일하게 금융위로부터 마이데이터 사업 본허가를 받았다. 빅3 생명보험사인 삼성생명과 한화생명은 기관제재 문제로 승인을 받지 못했다. 신한라이프생명과 KB손해보험은 예비허가를 받고 현재 본허가를 준비 중이다. 마이데이터사업에서 경쟁사들보다 먼저 뛰어들 수 있게 된 만큼 플랫폼을 구축하며 시장 선점효과를 낼 수 있는 셈이다.
보험사 한 관계자는 "이미 증권사와 카드사 등은 선제적으로 마이데이터 플랫폼 애플리케이션 개발을 진행하고 있지만, 보험업계에서는 교보생명이 유일하다"며 "마이데이터 시장 선점을 위해 관련 IT기업 인수하고 주요 인사를 공격적으로 영입하고 있는 데는 이 같은 전략 때문으로 보인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