곽상도 국민의힘 의원의 아들 병채(32)씨가 대장동 개발 사업 특혜 의혹을 받는 화천대유로부터 퇴직금 등 명목으로 50억원을 받은 것에 이어 박영수 전 특별검사의 딸이 화천대유가 보유한 15억 호가 아파트를 최근 분양받아 2배의 시세 차익을 거둔 것으로 드러났다. 이에 따라 경찰이 입건 전 조사(내사)를 넘어 대가성 여부 등 뇌물 수사로 전환할 가능성이 커졌다.
◆법조계 "50억 퇴직금 이유가 산재?...어불성설"
27일 경찰은 화천대유 최대주주 김만배 씨를 참고인 신분으로 불러 조사했다.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의 '화천대유 감사보고서'에 따르면 김 씨는 지난해까지 장기대여금 명목으로 473억원을 빌린 것으로 공시됐다.
곽 의원 아들에게 퇴직금 50억 원을 지급한 것 역시 "개인적인 프라이버시가 관련된 거라 말씀드리기 좀 곤란한데 그분이 산재를 입었다"며 "여러분께서 염려하시는 바가 있는 걸로 아는데 전혀 그런(정치 게이트) 게 없다"고 강조했다.
화천대유 법률고문단을 전 검찰총장 및 검사장 위주로 구성한 것에 대해서는 "멘토 같은 분들이라 모셨는데 뜻하지 않게 이런 구설에 휘말리게 돼서 죄송하다"고 대가성 의혹도 부인했다.
법조계는 곽 의원 아들에게 퇴직금 50억원을 지급한 이유가 산재 때문이라는 김 씨 해명에 대해 의구심을 드러냈다.
노동법을 전문으로 다루고 있는 한 변호사는 "호프만계수(단리방식) 240개월 곱하기 곽병채 씨 급여 380여 만원 곱하기 노동능력상실률을 계산한 값이 곽병채 씨의 손해배상액이 된다"며 "노동능력상실률을 100%로 산정해도 50억원은 나올 수 없다. 성과급과 퇴직금이 50억원의 대부분을 차지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경찰 뒷북 수사 비판...최관호 서울청장 '수사 전환' 시사
용산경찰서는 이달 들어 화천대유 의혹이 이어지자, 조사 주체를 경제팀에서 지능팀으로 교체했다. 서울경찰청도 금융범죄수사대 범죄수익추적수사팀 1개 팀을 투입해 지원에 나섰다.
그러나 일각에서는 경찰이 5개월 넘게 수사를 미뤄오다 최근 정치권에서 이재명 경기도지사와 화천대유의 특혜 의혹이 불거지자 뒤늦게 조사에 나선 것 아니냐는 비판이 일고 있다.
최관호 서울경찰청장은 이날 기자간담회에서 "금융정보분석원(FIU)가 준 금융계좌 자료는 기본적으로 분석할 사항이 많다"며 "용산서에 사건을 배당하고 FIU가 제기한 의혹이 사실인지 확인하는 과정에 오랜 시간이 걸렸다"고 해명했다.
이어 "(이성문 화천대유 대표가) 소명자료를 3회에 걸쳐서 냈기 때문에 이를 분석하고 사실을 확인하는 중"이라며 "최근에 (화천대유가) 국민적 관심사가 되면서 사건 담당부서를 용산서 경제팀에서 지능팀으로 조정하고 전문인력을 투입해 집중적으로 지휘하고 있다"고 수사 전환 가능성을 내비쳤다.
다만, 경찰은 화천대유 임직원들의 비상식적인 퇴직금 지급을 포함한 전반적인 회계 운영으로 수사가 확대될 가능성에 대해서는 선을 그었다. FIU가 의심한 금융거래 사실 확인이 우선이라는 입장이다. 경찰은 김 씨와 이 대표의 개인 계좌에 대한 압수수색 영장은 아직 신청하지 않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