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의용 외교부 장관이 미국·일본 외교장관들을 만나 앞서 문재인 대통령이 제 76차 유엔(UN)총회 연설에서 밝힌 '종전선언'에 대해 설명하고 한반도 평화 프로세스에 대한 지지를 호소했다.
23일 외교부에 따르면 정 장관은 22일 오후(현지시간) 토니 블링컨 미 국무장관 및 모테기 도시미쓰(茂木敏充) 일본 외무상과 한·미·일, 한·일 연쇄 외교장관 회의를 열었다.
외교부는 "한·미·일 외교장관은 최근 한반도 상황에 대한 평가를 공유하고 북한·북핵 문제 관련 그간 3국이 긴밀히 소통해 온 점을 평가했다"며 "앞으로도 한반도의 완전한 비핵화와 항구적 평화 정착의 실질적 진전을 위해 외교적 노력을 강화해 나가기로 했다"고 밝혔다. 3국 외교장관들이 만난 건 5월 영국 런던에서 열린 주요7개국(G7) 외교·개발장관회의를 계기로 한미일 외교장관 회의가 개최된 이후 4개월여 만이다.
최영삼 외교부 대변인은 이날 정례브리핑에서 "한·미·일 외교장관회의 계기에 우리 측은 한반도 평화 프로세스 진전과정에서 종전선언이 중요한 모멘텀으로 역할 할 수 있다는 점을 미·일 양측에 설명했다"고 밝혔다.
최 대변인은 "문 대통령은 이번 유엔총회 기조연설에서 종전선언을 통해 비핵화의 불가역적 진전과 함께 완전한 평화가 시작될 수 있다고 언급하며, 국제적인 협력을 촉구한 바 있다"며 "우리측은 미일 양측에 설명한 바 있고 이에 대해서 미국 측은 우리 측의 설명을 경청했다"고 설명했다.
또한 북한의 탄도미사일 발사, 영변 핵시설 재가동 및 우라늄 농축 가능성 등 북핵 문제도 언급된 것으로 보인다. 특히 탄도미사일 발사는 유엔 안보리 결의 위반 사항이다. 이에 최 대변인은 "한·미 외교장관회담 및 한·미·일 외교장관회의에서는 최근 한반도 상황에 대한 평가를 공유했고 한반도 평화 프로세스의 실질적 진전을 위한 협력 방안들을 논의했다"고 밝혔다.
특히 한·미·일 외교장관 회담에서 린다 토머스 그린필드 주유엔(UN) 미국대사가 동석해 대북 인도적지원 논의가 이뤄졌는지 주목됐다. 최 대변인은 "이번 한·미 외교장관회담에서는 창의적이고 다양한 대북 관여 방안에 대해 심도 있게 논의가 이루어졌다"면서 "다만 회담의 구체적인 내용에 대해서는 현 단계에서 일일이 소개드리기 어려운 점을 양해해 주시기 바란다"고 말했다.
한편 이날 미국 국방부도 문 대통령의 종전선언에 대해 "가능성 논의는 열려있다"고 밝혔다. 존 커비 미 국방부 대변인은 이날 브리핑에서 문재인 대통령이 전날 유엔총회 연설에서 제안한 한국전 종전선언에 대한 입장을 묻자 "미국은 북한과의 대화와 외교를 통해 한반도의 항구적인 평화를 달성하기 위해 계속 노력하고 있다"고 답했다.
그는 이어 "우리는 다양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계속해서 북한과의 관여를 모색하고 있고, 종전선언 가능성에 대한 논의에 열려 있다"며 "우리의 목표는 항상 그랬듯 한반도의 완전한 비핵화"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