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과 수도권을 중심으로 2030세대의 아파트 '패닉바잉'(공황매수)이 계속되고 있다. 서울의 경우 거래절벽 상황에서도 7월까지 거래된 아파트 10채 중 4채를 20∼30대가 매입하는 등 젊은층의 추격 매수가 멈추지 않는 것으로 나타났다.
23일 한국부동산원의 월별 아파트 거래 현황에 따르면 올해(1∼7월) 서울의 아파트 매매 거래(신고일 기준) 3만4045건 가운데 매입자 연령이 30대인 경우는 36.9%(1만2550건)로, 전 연령대를 통틀어 가장 많은 것으로 집계됐다.
30대에 이어 40대가 26.2%, 50대 15.5%, 60대 8.8%, 70대 이상 5.6% 등의 순으로 조사됐다.
30대 이하의 거래 비중은 재작년 31.8%에서 지난해 37.4%로 높아졌고, 올해(7월까지) 41.9%까지 올라가 불과 2년 만에 10%포인트 넘게 뛰었다.
집값 상승 바람에 조급해진 30대가 기존 주택 시장을 주도하던 40대를 제치고 아파트 시장의 '큰손'으로 떠오른 것이다.
30대의 거래 비중은 올해 1월 39.6%로 부동산원이 연령별 통계를 발표한 2019년 이후 최고치를 기록했다.
이 비중은 2월에는 35.9%로 낮아졌으나 3월 36.1%로 다시 높아졌고, 4월 34.1%, 5월 36.7%, 6월 35.2%, 7월 39.5% 등 34∼40% 사이에서 등락을 거듭하고 있다.
30대 이하로 범위를 넓히면 이들의 거래 비중은 작년 8월 40.4%로 처음 40%대에 오른 뒤 올해 1월 44.7%로 역대 최고를 기록했다.
이후 2∼3월 40.1%, 40.6%로 40% 선을 유지하다가 4월 39.3%로 살짝 내렸고 5월 다시 42.1%로 상승하며 40%대로 복귀했다. 6월 40.7%로 조금 떨어졌으나 7월 다시 44.8%로 튀어 오르며 역대 최고 기록을 다시 썼다.
서울뿐 아니라 경기·인천 등 수도권 분위기도 비슷하다.
경기는 올해 아파트 거래 12만4391건 중 35.8%가 30대 이하 매입 거래였다. 이 비율은 2019년 28.6%에서 지난해 30.4%로 오르며 30%를 넘긴 데 이어 올해는 35% 선을 넘어섰다.
인천은 올해 거래 3만3524건 가운데 32.6%가 30대 이하 거래였다. 2019년 27.1%이던 이 비율은 지난해 27.2%로 0.1%포인트 상승하는 데 그쳤으나 올해는 전년 대비 5.4%포인트 오르며 32.6%를 기록해 처음 30% 선 위로 올라왔다
인천에서는 특히 작년 30대 거래 비중이 22.7%로 40대(29.9%)보다 7.2%포인트 낮았으나 올해는 30대가 26.4%로, 40대(24.3%)를 추월하면서 아파트 매수가 가장 활발한 세대로 올라섰다.
박원갑 KB국민은행 부동산 수석전문위원은 "서울에서는 강남 등의 초고가 아파트뿐 아니라 강북의 중저가 아파트값이 따라 오르면서 아직 자가 구입을 못한 30대가 조급한 마음에 추격 매수를 이어가고 있다"면서 "20대 자녀를 둔 부모들의 마음도 급해진 것 같다. 서울 집값이 너무 뛰니 경기·인천에서도 저평가된 아파트를 찾으려는 수요가 이어지는 것으로 보인다"고 해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