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중 외교장관회담 시작...대미 견제·북핵 대화 재개 방안 논의

2021-09-15 09: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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中왕이, 회담 이후 문재인 대통령 예방

정의용 외교부 장관과 왕이(王毅) 중국 외교담당 국무위원 겸 외교부장이 15일 오전 서울 종로구 외교부 청사에서 열린 한·중 외교장관회담에서 인사를 하고 있다. [사진=유대길 기자]

 

왕이 중국 국무위원 겸 외교부장(왼쪽 세번째)이 15일 오전 8시 58분 서울 종로구 도렴동 외교부 청사에 도착했다. [사진=김해원 기자]


정의용 외교부 장관과 왕이(王毅) 중국 국무위원 겸 외교부장이 15일 오전 한·중 외교장관 회담을 시작했다. 

왕 부장은 이날 오전 8시 58분 서울 종로구 도렴동 외교부 청사에 도착했다. '문재인 대통령을 내년 2월 베이징동계올림픽에 초청할 거냐'는 취재진의 질문에 왕 부장은 특별한 대답 없이 손을 흔들며 회담장으로 향했다. 왕 부장은 지난 10일부터 시작된 베트남, 캄보디아, 싱가포르 방문 일정을 마친 뒤 전날 저녁 인천국제공항을 통해 입국했다. 
이번 회담을 통해 양측은 내년 베이징동계올림픽 성공 개최와 한·중 국교 수립 30주년을 앞둔 양국 간 전략적 연대 강화 등을 논의한다. 왕 부장은 정 장관과 회담을 마친 뒤 문재인 대통령을 예방할 계획이다. 왕 부장은 베이징올림픽 관련, 양국 간 협력 방안으로 문 대통령의 참석을 요청할 것으로 보인다. 왕 부장의 방한은 지난해 11월 이후 약 10개월 만으로, 한·중 외교장관회담은 4월 중국에서 개최된 이후 약 5개월 만에 열리는 것이다. 

다만 미·중 갈등이 치열해지는 상황에서 중국의 대미 견제 메시지가 나올 가능성도 있다. 특히 앞서 방문한 국가인 베트남에서의 왕 부장의 발언과 미·중 정상 전화통화에서 거론된 중국의 ‘핵심이익(국가안보 등 합의 불가한 중국정부의 최고 가치)’ 등을 고려하면 강도 높은 대미 메시지가 나올 것이란 분석이 많다. 앞서 왕 부장은 지난 10∼11일 베트남을 방문한 자리에서 미국을 겨냥해 "남중국해에서 외부 세력의 간섭과 도발을 막아야 한다"며 "역외 세력이 아세안의 중심 지위를 무력화하지 못 하게 하길 원한다"고 밝혔다. 남중국해에서 영유권 문제에 대해 거론하는 미국을 우회적으로 비판한 셈이다. 이번 회담에서도 중국이 남중국해 문제, 미국의 정보 동맹인 파이브 아이즈(Five Eyes) 가입 문제 등을 의제로 올릴 수 있다. 

또한 북한의 장거리 순항미사일 시험발사, 일본 도쿄에서 한·미·일 북핵수석대표 협의가 연달아 열린 직후여서 한반도 정세를 둘러싼 중국 측의 메시지에도 관심이 주목된다. 중국이 대북제재 완화를 촉구해온 만큼 양측은 한반도 평화프로세스 재개 방안 마련에 머리를 맞댈 것으로 보인다. 이날 북한은 조선중앙통신을 통해 "미국이 대만문제 개입으로 중국의 주권과 영토 완정을 위협한다"며 중국 정부의 ‘하나의 중국’ 원칙을 지지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한·중 외교장관회담 개최일에 맞춰 중국 정부를 노골적으로 지지하고 나선 의도로 풀이된다. 

아울러 이번 회담을 계기로 ‘2021~2022 한·중 문화교류의 해’ 추진 관련 한·중 인문교류촉진위원회 회의도 개최된다. 특히 지난달 17일 중국 정부가 발표한 한국 연예인과 콘텐츠에 대한 규제를 담은 '공동부유 정책', '청랑(淸朗·중국의 인터넷 정화운동) 정책' 등에 대한 논의가 이뤄질지도 관심사다. 앞서 중국은 지난 8일 한국 연예인 팬클럽 계정 21개에 대해 무더기로 정지 조치를 내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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