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델타 변이 바이러스 확산으로 주가 조정을 받았던 의류 관련 종목들이 다시 일상으로의 복귀 기대감에 반등에 성공하며 오름세를 이어가고 있다.
14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코스피 섬유·의복 지수는 지난달부터 이달 14일까지 총 9.88% 상승했다. 같은 기간 코스피가 1.60% 하락한 반면 코스피 업종 지수 중에서 가장 높은 상승률을 기록했다.
F&F와 F&F홀딩스에 이어 섬유·의복 업종 내 시가총액 3위인 한섬의 주가 역시 상승세다. 지난 7월 말 3만9250원이었던 한섬의 주가는 이달 14일 4만1150원으로 4.84% 올랐다. LF의 경우 같은 기간 1.36% 상승률을 기록했다.
주문자상표부착생산(OEM) 방식 의류 수출 전문 기업인 한세실업도 급등하고 있다. 지난 7월 말 2만1000원이었던 한세실업의 주가는 14일 2만4900원으로 18.57% 올랐다.
코스피 섬유·의복 지수에 포함되진 않았지만 OEM 및 제조업자개발생산(ODM) 관련 종목으로 꼽히는 영원무역과 화승엔터프라이즈의 주가도 반등했다. 영원무역의 경우 이 기간 동안 주가가 15.31% 올랐고 화승엔터프라이즈의 경우 5.86% 상승했다.
섬유·의복 관련 종목들은 올해 초 코로나19 백신 접종 확대에 따른 경제활동 재개 기대감과 보복소비 영향에 가파른 상승세를 보였으나 코로나19 델타 변이 바이러스가 확산하면서 주가 조정을 겪었다. 한섬의 경우 올해 초 주가가 3만원대 초반이었으나 5월 11일 장 중 5만1200원까지 올랐다. 그러나 이후에는 하락세로 돌아서 다시 3만원대로 떨어졌다. 한세실업 역시 올해 1월 11일 장 중 1만5050원까지 떨어졌던 주가가 5월 17일 2만8400원까지 오른 이후 하락세로 돌아서 2만원선 아래까지 내려간 바 있다.
여기에 지난 7월 말부터 베트남 등 동남아시아 지역을 중심으로 봉쇄 조치가 시작된 점도 주가 조정에 영향을 끼쳤다. 봉쇄 조치가 1개월 이상 연장되면서 베트남에 생산 기지를 둔 국내 OEM 업체들이 타격을 입었다. 관련 업계에 따르면 화승엔터프라이즈의 경우 베트남 생산 비중이 56%에 달한다. 한세실업과 영원무역의 비중은 각각 55%, 17% 수준이다.
금융투자업계에서는 섬유·의복 관련 종목들의 주가가 다시 반등한 배경으로 4분기 성수기 진입 및 '위드(with) 코로나' 기대감을 꼽는다.
유정현 대신증권 연구원은 "이달 초 베트남 초리가 15일부터 단계적으로 봉쇄 조치를 풀겠다고 밝힌 데다 미국에서 '부스터샷' 접종 이야기가 본격적으로 진행되면서 다시 일상으로의 복귀에 대한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며 "올해 초 보복소비 기대감이 확대되기 시작했던 2월 말~3월 초와 유사한 상황"이라고 말했다.
3분기 계절적 비수기를 지나 4분기 성수기 진입에 대한 기대감도 주가 상승 전망을 뒷받침한다.
이해니 신한금융투자 연구원은 F&F에 대해 "3분기에는 간절기로 여름의 티셔츠나 겨울의 두꺼운 옷 등의 뚜렷한 의류 수요가 없어 산업적인 비수기 영향이 존재하지만 4분기에는 의류 판매 성수기를 맞이한다"며 "오는 11월 중국 광군제와 12월 솽스얼, 국경절 연휴 등 소비에 긍정적인 환경이 조성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