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제 시대 궁중에서 마시던 술인 '서천 한산소곡주'가 농산물 지리적표시 인증을 받았다.
14일 국립농산물품질관리원(농관원)은 전날 충남 서천군 4개 면에서 생산하는 서천 한산소곡주를 '지리적표시' 제110호로 등록했다고 밝혔다.
서천 한산소곡주는 1500여년 전인 백제 때부터 이어져 온 역사성, 서천 한산 지역에서 계승되는 제조 기법, 우수한 품질, 대중성 등을 높게 평가받아 지리적표시 제품으로 정해졌다. 농산물과 그 가공품으로는 101번째, 전통주로는 전북 고창 복분자주와 전남 진도 홍주에 이어 세 번째 인증이다.
농산물 외에 지리적표시 인증을 받은 임산물은 54개, 수산물은 26개다.
서천 한산소곡주는 국내 문헌상 가장 오래된 전통주다. 백제 시대 궁중에서 마시던 술로, 나라가 멸망하자 백제 유민들이 슬픔을 달래고 국가 부흥을 기원하며 충남 한산 지역에서 빚어 마셨다고 전해진다. 한산은 지금 행정구역으론 서천 한산·화양·기산·마산면 등 4곳이다.
제조 기법도 눈에 띈다. 누룩을 상대적으로 적게 쓰고, 음력 10월에 술을 내려 그 이듬해 1월까지 100일간 숙성·발효하는 전통적인 방법으로 만든다. 무형문화재(1979년)와 식품명인(1999년)도 배출했다.
여기에 서천 한산 지역에서 나오는 쌀·찹쌀·밀을 원료로 쓰고 식품첨가물은 넣지 않는다. 이 때문에 유리아미노산이 많이 들어있어 담황색이 진하고 풍미가 빼어나다. 2014년 '세계주류품평회' 금상, 2018년 '대한민국 우리술 품평회' 최우수상·우수상 등을 수상했다.
지리적표시를 배타적으로 사용할 수 있는 지식재산권인 지리적표시권은 59개 업체로 구성된 서천 한산소곡주 영농조합법인이 갖는다.
농관원은 앞으로 원재료 관리와 제조기법 유지 등을 통해 서천 한산소곡주 품질과 부가가치를 높일 방침이다.
이주명 농관원 원장은 "서천 한산소곡주를 지역특화산업으로 발전시켜 한산 지역 농산물 사용을 확대함으로써 지역경제 활성화에도 이바지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