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분석] 한·호주 외교·국방 회의서도 韓 대중 견제 촉구...부담 커진 줄타기 외교

2021-09-14 07: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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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핵심동맹 호주 외교·안보 수장 방한

정의용 외교부 장관이 13일 오전 문재인 대통령 예방을 위해 청와대를 방문한 호주 마리스 페인 외교장관과 대화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한국과 호주의 외교·안보 수장이 13일 인도·태평양 지역 정세를 공유하고 안보 분야에서의 양국 간 군사협력에 합의했다. 

정의용 외교부 장관과 서욱 국방부 장관은 이날 서울 도렴동 외교부 청사에서 마리스 페인 외교장관, 피터 더튼 국방장관과 '한·호주 외교·국방(2+2) 장관회의'를 개최했다.

외교·국방장관 회의 모두발언에서 호주는 중국을 겨냥해 ‘경제적 압박’ ‘외세의 간섭’ 등 강도 높은 표현을 사용했다. 또한 장관회의 이후 개최된 기자간담회에서도 중국을 겨냥한 발언은 이어졌다. 피터 더튼 호주 국방장관은 "앞으로 우리가 할 일이 많다는 것에 합의했고, 양자 군사협력을 강화하겠다"고 밝혔다.

더튼 장관은 중국과의 관계에 대해 "한국과 호주 같은 경우 중국에 대항해서 당연히"라고 말한 뒤 잠시 발언 수위를 조절하는 듯 말을 끊었다. 이어 더튼 장관은 "중국은 중요한 요소고 중요한 회담 주제로서 논의될 수밖에 없다"며 "호주 같은 경우 직접적으로 중국과 대응하면서 중국의 행동에 대한 경험을 갖고 있다"고 설명했다. 더튼 장관의 이 같은 발언은 대중(對中) 견제에서 한국의 역할을 강조하는 대목에서 나오면서 주목된다.

그러면서 그는 "인태 지역 안보와 주권을 지킨다는 부분은 양국이 공유하는 가치고 우리의 관점이 잘 일치하고 있다고 생각한다"며 "외교적인 관계는 이런 회담을 통해 더 발전될 것이다. 앞으로 우리가 할 일이 많다는 것에 합의했고 양자 군사협력을 강화하겠다"고 공언했다. 사실상 대중 견제에서 한국이 더 적극적인 역할을 해줄 것을 촉구한 발언으로 풀이된다. 호주는 '쿼드(미국·일본·호주·인도 안보협의체)'와 미국과 호주, 영국, 캐나다, 뉴질랜드 등 5개국 기밀정보동맹 '파이브아이즈'의 회원국으로 조 바이든 미국 행정부 주도의 대중 견제에 적극 참여하는 국가로 꼽힌다.  

페인 장관도 모두 발언에서 "아시아태평양 지역은 2019년 마지막 2+2회의 이후 상당한 변화를 겪었다"며 지역평화와 안정을 위협하는 외세의 간섭을 강조했다. 피터 더튼 호주 국방장관 역시 "지역전략에 대한 도전이 강화되고 있다"며 "각국은 경제적 강압과 외국에 대한 간섭에 직면해 있다"고 강조했다. 중국을 직접적으로 언급하지는 않았지만, 대중국 견제에 한국이 적극적으로 참여해야 한다는 점을 우회적으로 표현한 발언으로 풀이된다. 

반면 한국 측은 신중한 모습을 보였다. 서 장관은 중국을 직접 거론하지 않은 채 "더튼 장관과 협의에서 양측이 공감한 사안은 인태 지역 평화와 안정, 항행과 비행의 자유 보장이 중요하다는 원칙"이라면서 "이런 원칙은 그간 우리 정부도 대외적으로 일관되게 강조해왔다"고 밝혔다. 

또한 서 장관은 미 의회 차원에서 최근 '파이브 아이즈'에 한국과 일본, 독일, 인도 등을 포함시키려는 움직임에 대해 "여러 가지 검토를 요구하는 사안"이라고 선을 그었다. 정 장관도 "개방적이고 투명하고 포용적이면 어떤 지역 협력체와도 협력할 수 있다"며 기본 입장을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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