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 문 막힌 신용대출…고금리 저축은행으로 내몰려

2021-09-13 13: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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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축은행 대출 금리, 법정 최고 20% 육박 '부담'

은행 마통 5000만원 한도 형성…저축은행 수요↑

전세대출 규제 가능성…금융당국 "정해진바 없다"

시중은행 한 지점 창구의 모습. [사진=자료사진]

[데일리동방] 가계부채 관리 수위를 역대급으로 올린 금융당국 규제가 이어지면서 은행 대출길이 막히자 제2금융권으로 수요가 몰리는 풍선효과가 본격화되고 있다. 급전이 절실한 서민들의 저축은행행 발길이 이어지고 있지만, 이마저 20%에 육박하는 금리 부담에 상황이 녹록지 않다. 전세자금대출 규제 가능성까지 제기돼 사상 최악의 '대출 절벽'이라는 평이 나온다.

13일 금융권에 따르면 현재 저축은행 신용대출 최고금리는 법정 최고금리(20%) 수준인 19.99%에 이른다. 은행에서 대출 길이 막힌 차주(돈을 빌린 사람) 대부분이 직장인, 자영업자 등이지만 이들을 타깃으로 한 저축은행별 맞춤상품 모두 예상을 뛰어 넘는 고금리를 형성하고 있다.

저축은행업계 1위 SBI저축은행은 이날 현재 직장인 대상 무보증 신용대출 '직장론'의 경우 한도 7000만원, 금리는 최저 연 15.9%에서 최고 19.9%를 적용 중이다. 업계 2위 OK저축은행의 개인사업자용 신용대출 '사업자 OK론'도 5000만원 한도에 연 17.7%~19.99% 금리를 적용하고 있다.

여성전용 상품 금리도 사정은 마찬가지다. '주부론'으로 통용되는 주부 전용 신용대출 상품의 최대 한도는 500만원에 불과하나 최저 금리는 회사별로 15%에서 17%에 달한다. 해당 상품의 연 최고 금리 역시 법정 최고금리와 맞먹는다.

차주들의 부담을 더 가중시키는 것은 저축은행들도 당국의 규제 사정권에 들어와 있다는 점이다. 당국은 은행권 뿐만 아니라 제2금융권을 상대로 가계대출 총량 관리에 대한 구두 경고를 재차 전달한 것으로 파악된다. 가계대출 증가폭을 전년 말 대비 5~6% 가량으로 틀어 쥐라는 당국 방침에 저축은행의 대출 한도 축소, 금리 인상 등 조처가 잇따르는 실정이다.

이미 은행권에서는 대출 거절 사례가 빈번히 발생하고 있는데, 이는 고강도 규제의 결과로 해석되고 있다. 현재 시중은행 중 신규 신용대출을 전면 중단한 NH농협은행을 비롯 신한, 하나은행 등은 신용대출 최대 한도를 차주(돈 빌리는 사람) 연간 소득의 100% 이내로 줄인 상태다.

직장인과 서민들의 숨통을 틔웠던 마이너스통장(마통) 대출 역시 은행권 최대 한도가 5000만원에 그쳐 기존과 비교 시 절반 이상 쪼그라들었다. 여기에 저축은행들도 속속 마통 한도를 은행 수준으로 낮추려는 움직임을 보이면서 막차를 타려는 수요가 몰리는 것으로 나타났다.

업계 관계자는 "통상 중저신용자들이 이용하는 저축은행에 고신용자 문의가 쇄도하고 있다"며 "대출 관리를 잘못한 시범케이스가 되지 않으려면 선제적 대응이 필요한데, 앞서 은행권에서 맞춰진 대출한도가 2금융권에서도 동일하게 적용돼 가는 양상"이라고 설명했다.

금융업계의 관심은 금융당국이 꺼낸 추가 대출 규제안에 집중되고 있다. 대체적인 시각은 가파른 상승세를 보인 전세대출 규제에 초점이 맞춰지고 있으나, 당국은 실수요자가 대다수를 차지하는 전세대출의 특성을 반영해 해당 분야는 손을 대지 않는 방향에 무게를 싣는 분위기다. 고승범 금융위원장도 전세대출 규제 우려에 대해 "정해진 바 없고 실수요자가 많으니 여건을 보면서 다시 한번 살펴보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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