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들어 베트남 정부가 ‘록다운(도시 봉쇄)’ 조치를 강화하면서 국내 기업들은 비상이 걸렸다. 도시 봉쇄라는 강력한 방역 방침에도 여전히 코로나 환자 수는 줄지 않고 있어 뚜렷한 대책을 세우는 것이 불가능한 기업들은 발을 동동 구르고 있다.
이미 국내 많은 기업들은 록다운으로 인한 외출 전면 금지로 공장 가동 등에 피해가 극심한 상황이다. 이동 자체가 불가능해지자 공장을 가동하는 것은 물론 제품을 생산한다고 하더라도 이를 필요로 하는 지역까지 공급하는 게 어려운 실정이다.
실제로 삼성전자는 베트남 호찌민에 있는 생활가전 생산 공장이 최근 30%까지 가동률이 떨어진 것으로 전해진다. 또한 이로 인해 매출에 큰 타격은 물론 한국 시장에서의 수요에도 대응하는 게 힘든 상황이다. 인기 가전제품의 경우 배송에 3주가량 소요된다는 전언이다.
그러나 정부의 대응은 미비한 게 현실이다. 이렇듯 베트남 현지에서 국내 기업들이 심각한 상황에 놓여있음에도 정부 차원의 외교적 지원 등이 사실상 전무하다는 지적이다.
”기업 입장에서는 봉쇄 정책이 베트남 정부가 결정해 하는 것이니, 그에 대한 불만을 가질 수 없고 수동적으로 대처할 수밖에 없다. 이런 정책이 언제 풀릴지 예상해 그에 맞춰 대응을 할 수 있는 입장도 아니다. 피해를 최소화할 수 있도록 여러 가지 방안을 마련하는 방법뿐“이라는 게 산업계 한 관계자의 전언이다.
보다 못한 경제계에서는 지난달 직접 ‘백신 트랙’을 확보하고 나섰다. 국내 기업인들이 베트남 입국 시 백신 접종 증명서를 제출하고, PCR 검사가 음성으로 확인되면 시설 격리기간이 기존 14일에서 7일로 줄어드는 제도다.
이를 위해 대한상공회의소 베트남사무소는 현지 민간 네트워크를 집요하게 설득한 것으로 전해졌다. 실제 지난달 19일 처음으로 백신 트랙을 활용해 50개 기업에서 84명이 입국하기도 했다.
물론 이마저도 한계가 있다. 최근 업계에 따르면 베트남 현지에 백신 트랙을 통해 적법하게 입국한 국내 기업인들이 갑작스러운 베트남 정부의 방역 지침 변화로 현지에서 발이 묶인 것으로 알려졌다. 한국 정부의 외교적 지원이나 대응 방안 마련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나오는 이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