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솽·우이판 스캔들에.. ‘가상 아이돌’에 눈돌리는 중국 IT기업들

2021-09-08 16: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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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이트댄스·알리바바 가상 아이돌 제작한 위에화엔터에 투자

중국 가상 아이돌 산업 규모 급성장세... 상업적 가치도 높아져

'연예인 리스크' 확대 속 가상 아이돌 '몸 값' 치솟을 전망

텐센트 게임 왕자영요의 아이돌 그룹 '무한왕자단' [사진=웨이보 갈무리]

중국 빅테크(대형 기술 기업)의 투자 행보가 한 곳을 향하고 있다. ‘가상 아이돌’ 사업에 알리바바, 바이트댄스는 물론 텐센트, 비리비리, 넷이즈, 아이치이 등이 자금을 쏟고 있다.

최근 중국 연예인들의 성추문, 탈세 등 사건 사고가 잇따르고 있는 가운데 당국의 연예계 ‘홍색 정풍 운동’까지 맞물리면서 연예인 리스크가 커졌다. 가상 아이돌 사업이 급물살을 탈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올해 중국 가상 아이돌 산업 규모 1.2조원 전망 

중국 경제매체 제몐에 따르면 지난 7월 알리바바와 바이트댄스는 중국 연예 기획사인 웨화엔터테인먼트에 대한 지분을 확대했다. 이로써 웨화엔터에 대한 두 회사의 지분은 각각 15%, 5%가 됐다.

두 IT거물이 갑자기 웨화엔터에 투자를 단행한 건 지난해 웨화의 아이돌 그룹 ‘에이소울(A-SOUL)에 대한 기대감이 작용했다고 업계에서는 보고 있다. 에이소울은 지난해 11월 데뷔한 가상 아이돌이다.

가상 아이돌은 그림, 음악, 애니메이션, CG 등 형식으로 제작돼 인터넷 등 가상의 공간이나 실제 공간에서 노래를 부르고 춤을 추며, 연기 활동을 하는 스타다. 실체적으로 존재하는 인물은 아니지만 기술 발전과 인터넷 콘텐츠의 3차원적인 성장으로 최근 몇 년 사이 중국 대중의 눈을 사로잡고 있다.

중국 가상 아이돌의 인기는 올해 초 중국 춘제(春節·설) 맞이 특집 갈라쇼 프로그램인 '춘완(春晩) 에서도 드러났는데, 약 5억6800만명이 시청한 춘완의 무대에는 가상 아이돌 뤄톈이(洛天依)가 올라 뜨거운 환호를 받았다. 뤄톈이는 일찍이 지난 2012년 데뷔한 가상 아이돌이지만, 점점 입체적이고, 사람과 비슷한 형태로 바뀌면서 지난해부터 몸값이 급등하고 있다.

실제 아이미디어리서치에 다르면 지난해 중국 가상 아이돌 핵심 산업 규모는 34억6000만 위안(약 6200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70.3% 급등했다. 아이미디어리서치는 올해는 지난해보다 두 배 가까이 성장한 62억2000만 위안을 기록할 것이라고 전망한다.

아이미디어리서치가 별도로 조사한 ‘2021년 중국 팬 문화 현황’에서는 네티즌 10명 중 8명이 ‘연예인의 팬’이라고 밝혔고, 이 중 60% 이상이 가상 아이돌에 대한 지지와 관심을 표현했다.
 

위에화 엔터테인먼트의 가상 아이돌 에이소울(A-SOUL)[사진=웨이보 갈무리]

◆텐센트 '무한왕자단', 아이치이 '리치 붐' 등 가상 아이돌 인기 뜨거워  

제몐은 “이런 가상 아이돌 공연을 관람하기 위해 1280위안 짜리 티켓을 구매하는가 하면, 가상 아이돌 밴드의 무대의 야광봉을 흔들며 함성을 지르는 팬클럽 까지 생겨나고 있다”며 “가상 아이돌의 영향력이 커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들의 비즈니스 가치도 덩달아 높아졌다. 텐센트가 자사 대표 게임 왕자영요를 통해 지난해 데뷔시킨 남성 아이돌그룹 ‘무한왕자단(無限王子團)’ 인기가 날이 갈수록 뜨거워지면서 텐센트는 더 공격적으로 왕자영요에 무한왕자단을 적용하고 있다.

아이치이는 지난해 인기를 모은 가상 아이돌 오디션 프로그램 ‘콰츠위안신싱(跨次元新星)’의 성공에 힘입어 가상 밴드 리치붐(Rich Boom)을 제작하기도 했다.

이런 가운데 최근 중국 당국의 연예계 규제 강화와 연예인들의 사건 사고가 이어지면서 가상 아이돌의 ‘주가’는 더 고공행진할 전망이다. 인기 연예인에 비해 ‘가성비’도 높고, 사고 리스크도 적어 기업들의 활용도가 높기 때문이다. 

중국에서는 최근 몇몇 스타들이 큰 물의를 일으킨 가운데 당국이 연예계 규제를 연일 강화하고 있다. 거액의 출연료를 탈세한 배우 정솽(鄭爽), 성폭행 의혹으로 구속된 그룹 엑소의 전 멤버 우이판(크리스)와 일본 야스쿠니신사에서 사진을 찍어 올린 배우 장저한(張哲瀚)이 중국 연예계에서 퇴출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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