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약에서 완전히 소외됐던 1인가구와 무자녀 신혼부부가 각각 생애최초와 신혼부부 특별공급에 지원할 수 있게 된다. 20~30대의 패닉바잉 수요를 청약시장으로 끌어오기 위한 것으로, 이르면 오는 11월부터 개편된 청약 제도가 도입된다.
8일 국토교통부에 따르면 민간 분양 아파트의 생애최초와 신혼부부 특별공급 물량 가운데 30%를 1인가구와 무자녀 신혼부부, 고소득 맞벌이 가구에 할당해 추첨제로 당첨자를 선정한다.
이르면 오는 11월부터 이들도 특공 대상으로 포용한다. 1인가구는 생애최초 특공에, 무자녀 신혼부부는 신혼부부 특공에 지원할 수 있게 되는 것이다.
현행 제도에서는 무자녀 신혼부부들은 신혼부부 특공에 지원할 수 없어 생애최초 특공으로 몰렸다. 지난해 기준으로 신혼부부 특공 경쟁률은 5대1인 반면, 생애최초 경쟁률이 13대1에 달한 이유다.
이들에게 문을 여는 물량은 특별공급의 30%이다. 70%는 기존 자격 조건을 갖춘 대기 수요자에게 우선 공급하고, 남은 30%를 추첨 물량으로 따로 떼어내는 것이다. 30% 추첨 물량에서는 신규로 편입된 대상자와 우선공급 탈락자를 한번 더 포함해 추첨하는 식이다.
시장에서는 올 하반기 '분양 최대어'인 서울 강동구 '둔촌올림픽파크 에비뉴포레'(둔촌주공)를 주목하고 있다. 둔촌주공은 주택형별로 △전용 29㎡ 10가구 △39㎡ 1150가구 △49㎡ 901가구 △59㎡ 1488가구 △84㎡ 1237가구로 구성돼 있다.
투기과열지구인 서울에서는 분양가가 9억원을 넘기면 특별공급이 안 나오기 때문에 29~49㎡가 특별공급 물량으로 공급될 전망이다.
정부가 청년과 신혼부부 등 20~30대를 위한 부동산 정책을 내놓는 것에 대해 시장에서는 내년 대선을 준비하기 위한 포석으로 보고 있다. 여당 내부에서는 기존 정책 기조를 수정하지 않고선 내년 대선에서도 참패할 수 있다는 위기감이 짙다.
작년까지만 하더라도 악화된 여론을 수습하기 위해 정책을 미세 조정했다면, 최근에는 1주택자에 대한 종합부동산세 부담을 줄이는 등 실수요자에 대한 적극적인 정책 개편이 이뤄지고 있다. '청약포기족(청포족)' 등 젊은 세대를 위한 청약 당첨 기회를 늘리는 것도 이 일환이라는 것이다.
실제로 정부는 올 초 2·4대책을 통해 '도심 직접시행 정비사업' 등에서 나오는 공공분양 일반공급의 전용 85㎡ 이하 물량 중 30%에 추첨제를 적용했다. 이전까지는 100% 순차제로 적용된 제도다.
순차제는 3년 이상 무주택자 중에서 저축 총액이 많은 신청자를 뽑는 방식이어서 상대적으로 청약저축 납입액이 적은 20~30대에게는 불리하다.
앞서 지난해 7·10대책에서도 30대 무주택자에게 초점을 맞춰 청약제도를 개편한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