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학기술정보통신부가 지난 3월부터 ‘이달의 한국판 뉴딜’을 선정하고 있다. 지능형 감염관리로 코로나19에 효과적으로 대응한 국민건강보험 일산병원 등 3곳이 ‘이달의 한국판 뉴딜’로 선정됐다.
4일 과기정통부에 따르면, 국민건강보험 일산병원, 원더풀플랫폼, 세림티에스지 등 3곳이 7월 기준 이달의 한국판 뉴딜로 선정됐다. 이달의 한국판 뉴딜은 △한국판 뉴딜 사업을 직접 수행하거나 성과를 만들어낸 인물·기업 △한국판 뉴딜 사업으로 혜택을 받은 인물이나 기업 △한국판 뉴딜의 상징적 장소 등을 선정한다.
일산병원은 한국판 뉴딜 10대 대표과제 중 하나인 ‘2020년 지능형병원 선도모델 개발 지원 사업’ 중 스마트 감염관리 분야에 선정됐다. 그간 의료진은 일일이 코로나19 확진자의 상태와 추가 검사, 입원 치료의 필요성을 고려해 조치했다.
그러나 이제는 고도로 학습된 AI가 확진자의 병원 기록, 감염경로, 나이, 체온, 기저질환 등을 종합적으로 분석해 중증도와 사망 위험을 예측한다. 특히 산소치료·집중치료 등 적절한 치료 방법을 제안하고, 치료 시설(생활치료센터·거점 전담병원)도 추천한다.
생활치료센터에서도 AI는 활용된다. 입소자의 생체징후와 기초 역학 자료, 검사 소견을 종합해 증상 변화를 원격으로 관찰한다. 반지형으로 손가락에 끼우는 ‘웨어러블 의료기기’를 통해 입소자의 혈압이나 심박동수 등 생체징후를 실시간으로 감지하기도 한다.
일산병원은 공공의료기관 간 원격 협진과 동선 위치 추적 기반의 원내 감염 확산방지 체계도 구축했다. 근무 환경, 업무 형태 등을 심층 분석해 단순·복합적인 업무를 자동화해 의료진의 부담을 크게 줄였다.
심사위원인 석노기 장인(영주대장간)은 “코로나19 상황에서 감염병 관리의 중요성은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은데 데이터를 잘 활용해 감염병에 효과적으로 대응한 일산병원의 노력은 높이 평가할 만하다”고 밝혔다.
오상봉 한국노동연구원 연구센터 소장은 “의료 분야에 디지털기술을 적용한 연구를 수행하고 이를 통해 의료진의 감염병 대응 부담을 줄였다는 점에서 높은 점수를 줬다”고 말했다.
홀로 사는 어르신의 건강관리 로봇인 ‘다솜이’를 개발한 원더풀플랫폼도 이달의 한국판 뉴딜로 선정됐다. 다솜이는 홀로 사는 어르신이 가족과 잘 소통하고 사회와 단절되는 것을 막을 수 있는 ‘효자’ 역할을 하고 있다.
자식과 보호자는 앱을 통해 어르신의 건강 상태를 수시로 확인하고 영상통화와 음성메시지로 안부를 주고받는다. 특히 ‘말벗 기능’은 어르신이 고립감과 우울감에서 벗어날 수 있도록 돕는다.
예를 들어 어르신이 외출할 때 ‘차 조심하세요’라고 인사를 건네고, 최신 유행 트로트도 골라 준다. 다솜이는 코로나19 재난지원금 신청 기간 등 각종 행정정보를 미리 제공해 어르신이 정부 혜택을 놓치지 않도록 돕는다.
실제 전국 28개 지자체·보건소와 함께 어르신 2600여명에게 다솜이 돌봄서비스를 제공한 결과, 보건소 담당자 1인당 어르신을 지원할 수 있는 인원이 기존 15명에서 20명으로 늘어나는 효과가 발생했다. 보건소 담당자가 직접 어르신에게 방문하지 않아도 건강, 심리, 활동 상태를 다솜이를 통해 확인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이는 돌봄 비용 절감 효과로 이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원더풀플랫폼은 독거노인 돌봄 AI 로봇 다솜이, 1인 세대 돌봄용 AI 온라인 비서 아바딘, 온라인 강의용 AI 분석 기술 등을 보유한 AI 전문 플랫폼 개발 벤처기업이다. 지난해 한국판 뉴딜 사업으로 추진된 공공 클라우드 플래그십 프로젝트에 참여해 약 6억원의 매출을 달성했다.
전국 지자체, 보건소를 대상으로 안전하고 빠르게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는 기반을 마련 중이다. 올해에는 창원시와 협력해 발달장애아 돌봄서비스를 제공하는 등 AI 로봇 돌봄서비스 대상을 확대하고 있다.
심사위원인 김동필 엘솔루 부사장은 “코로나19 위기에서 홀로 사는 어르신을 위해 AI 기술을 활용해 개발한 이 돌봄서비스는 사회적 약자를 배려하는 한국판 뉴딜의 성공 사례”라고 말했다.
김선현 독립운동가 자손 임정기념사업회 이사는 “노인의 고령화가 급격히 진행되는 현시점에서 적은 인력으로 많은 노인에게 질 좋은 서비스를 제공하는 데 큰 도움이 될 것”이라고 심사 소감을 밝혔다.
국민비서 ‘구삐’와 민원 상담봇 ‘구삐 챗봇’을 개발한 세림티에스지도 이달의 한국판 뉴딜에 선정됐다. 세림티에스지는 임직원 350여명 중 소프트웨어(SW) 연구·개발, 시스템 전문 기술자만 300여명에 이르는 기술 중심 회사다.
구삐는 백신 접종 정보는 물론 각종 생활정보를 알려주는 국민비서다. 구삐 챗봇은 민원을 상담해주는 역할을 한다. 국민비서 서비스는 ‘언제 어디서나 하나의 채널로, 손쉽게 원하는 행정서비스 제공’을 목표로 한다.
세림티에스지는 구삐에 머물지 않고 알림형 서비스와 대화형 서비스 개발에 박차를 가해 한 차원 높은 국민비서를 선보일 계획이다. 알림형 서비스는 교통범칙금·과태료, 운전면허 갱신, 건강검진일, 국가장학금, 코로나19 백신 예약 시기 등 개인별 생활정보 7종을 응용프로그램이나 휴대전화 문자메시지로 알려주는 서비스다. 대화형 서비스는 전자통관, 공무원연금, 자연휴양림, 민원사무 등 행정서비스 11종에 대한 문의사항을 채팅로봇에 안내받는 서비스다. 이는 공과금 납부 기한을 놓쳐 연체수수료를 내는 것을 방지하고, 각종 정부 혜택을 제때 받을 수 있도록 하겠다는 것이다.
박서정 자원순환실천플랫폼 미래세대 대표는 “유통되는 정보에 대한 신뢰성 우려가 커지는 요즘 정부가 제공하는 정보의 신뢰도는 높아질 수밖에 없다”면서 “국민에게 각종 정책 정보를 실시간으로 제공하는 것은 무척 의미 있는 일”이라고 했다.
이언주 작가는 “인공지능과 빅데이터를 국민 생활과 밀접한 부분에 접목해 백신 등 당장 필요한 정보를 제공한다는 점이 한국판 뉴딜의 기획 의도와 부합한다”고 말했다.
임혜숙 과기정통부 장관은 “정부의 지원과 민간의 적극적인 참여로 한국판 뉴딜의 의미 있는 성과들이 많이 나오고 있다”면서 “이러한 성과들이 경제위기를 극복하고 새로운 성장을 열어가는 동력으로서 국민이 체감하는 변화를 만들어 갈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해 지원할 것”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