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8~49세 백신 접종이 본격화했지만, 백신 이상 반응 신고가 잇따르자 백신 포비아(공포증)로 백신 접종을 거부하는 움직임이 나타나고 있다. 백신 부작용을 호소하는 글도 청와대 국민청원에 하루꼴로 올라오면서 백신 공포는 더 커지는 모양새다. 백신 접종 거부자들은 백신을 맞지 않는다는 이유로 각종 불이익을 감수하는 등 전방위적 압박에 접종을 강요받고 있다고 호소했다.
2일 온라인 커뮤니티에 따르면 어린이집·유치원 외부 강사인 A씨는 최근 직장을 잃게 생겼다고 글을 남겼다. A씨는 백신 후유증을 우려해 백신을 맞지 않기로 했지만, 백신 미접종 강사는 수업할 수 없다는 통보를 받았기 때문이다.
원치 않는 백신 접종에 답답함을 호소하는 이들은 A씨뿐만이 아니다. 육군 3사단에서 복무 중인 한 병사는 군 간부가 '포상 휴가'를 볼모로 백신 접종을 강제했다고 폭로했다. 페이스북 페이지 '육군훈련소 대신 전해드립니다'에 따르면 해당 병사는 행보관이 낮은 백신 접종 희망 비율을 문제 삼고 압박을 줬다고 주장했다. 포상 휴가 미지급과 훈련·취침 시 마스크 착용이 대표적이다.
병사는 "백신은 개인의 자유이자 권리다. 아직 백신이 무섭다. 더 나은 백신이 나오기를 기다리고 내게 적당한 백신을 맞고 싶다"고 말했다.
백신 포비아 확대에는 최근 급증한 백신 부작용 후기가 영향을 준 것으로 보인다. 지난 한 달 동안 국민청원에 올라온 백신 부작용 글은 약 40건. 하루에 한 개 이상은 올라온 셈이다. 특히 부작용이 나타난 접종자도 20대 집배원과 30대 태권도 도장, 40대 가장 등 연령도 천차만별이다. 최근에는 백신을 맞은 뒤 생리 주기가 아닌데도 '부정 출혈'을 겪은 여성들이 생리 장애도 백신 부작용 신고 항목으로 지정할 것을 요구하고 있어 여성을 중심으로 백신 포비아는 더 커질 것으로 보인다.
백신 접종 강요 문제는 접종완료율이 50%를 넘어선 미국에서도 나타나고 있다. 로리 라이트풋 시카고 시장은 지난달 25일(현지 시간) "시카고 시 소속 직원들은 늦어도 오는 10월 15일 이전에 백신 접종을 마쳐야 한다"며 백신 접종을 의무화했다. 하지만 시카고 경찰노조(CFOP)는 "백신 의무화에 반대한다"는 입장을 내며 첨예하게 맞서는 중이다.
또 시카고시가 속한 일리노이주의 JB 프리츠커 주지사도 백신 접종 의무화를 공식화하자 일리노이 교정공무원 노조 측은 "백신 자체를 반대하는 게 아니다. 백신 접종을 강제하는 것에 반대한다. 교도소 수감자들에게도 이런 강요는 할 수 없다"고 했다.
업무 금지와 휴가 제한 조치로 백신 접종을 강요하는 사례가 잇따르자 코로나 백신 안전성 확보를 위한 의료인 연합(의료인 연합)은 "백신 접종은 전적으로 본인 의사에 맡겨야 한다"고 강조했다. 의료인 연합은 지난달 27일 성명에서 "심각한 부작용 환자를 볼 때 백신은 또 다른 전염병이다. 우리 국민은 코로나와 백신으로 이중고를 겪고 있다. 또 학생부터 노인까지 백신 접종을 강요받고 있다"며 미접종자에 대한 차별을 멈춰야 한다고 덧붙였다.
한편 코로나19예방접종추진단은 "백신 접종은 본인이 동의하지 않으면 강제할 수 없으며 인플루엔자(독감) 예방접종과 같이 개인의 선택"이라고 했다. 또 "접종을 거부해도 법적 처벌이나 제재를 받을 일은 없으며 단지 본인 차례에 백신 접종을 거부해 기한 내 접종 예약을 하지 않으면 순위가 맨 뒤로 밀리게 된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