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해철 행정안전부 장관은 "위드(with) 코로나 시대에도 재정 역할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코로나19와 공존하더라도 정부가 취약 계층의 지원을 비롯한 사회안전망 확충을 외면해선 안 된다는 의미로 풀이된다.
다만 '묻지마 보편적 지급'보다는 위드 코로나 시대에 걸맞은 새로운 모델을 구축할 것으로 보인다. 사회적 거리두기도 유지하되, 이전보다는 완화된 안을 골자로 하는 방역 정책 전환에 나설 전망이다. <관련 기사 2면>
위드 코로나란 코로나19를 중대한 질병 분류에서 제외하고 함께 살아가는 것을 의미한다. 영국, 덴마크 등이 코로나를 감기처럼 취급해 방역 제한을 풀기로 했다.
우리나라도 위드 코로나로 가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이를 위한 전제 조건은 백신 접종률이다. 추석 전 전 국민 70% 이상 1차 접종, 10월 중 70% 이상 2차 접종을 목표로 하고 있다.
전 장관은 "접종률이 높아지면 코로나 위험을 어느 정도 감수하면서 살아가야 할 것"이라며 "2차 접종 목표치가 달성되면 위드 코로나가 필요하다고 보고, 정부도 대비해야 한다"고 말했다.
국민 관심은 재난지원금과 거리두기에 쏠리게 마련이다. 전 장관은 "정부가 확장 재정을 펼치는 이유가 엄청난 위기 국면에 있다면, 위드 코로나에도 정부가 할 수 있는 걸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다만, 전 국민에게 적용할지, 집합금지·영업제한으로 손실을 본 자영업자 등에게 얼마를 보상할지는 논의가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그는 "집합금지 등 조치로 손실을 본 국민에게 국가가 보상하도록 법으로 정하고 있다"며 "하지만 간접 피해를 본 업종·국민은 어떻게 할지가 숙제로 남아 있다"고 말했다.
위드 코로나로 거리두기가 없어지는 건 아니라는 말도 덧붙였다. 전 장관은 "종전에 (거리두기를) 5단계로 구분했다가 4단계로 바꿨는데 델타 변이랑은 안 맞는 부분이 있다"며 "기준을 자주 바꾸면 안 되겠지만, 위드 코로나 기준에 대해 많은 논의가 필요하다"고 제언했다.
현재 서울·수도권은 두 달째 4단계 거리두기가 진행 중이다. 사적 모임은 오후 6시 이전 4인, 이후 2인으로 제한하고 있다. 그는 "코로나19가 없었던 지난해 2월 이전으로 돌아가려면 상당히 긴 시간이 걸릴 것"이라며 "위드 코로나에는 장소·시간·인원 제약에 있어 지금보다는 완화된 수칙을 적용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