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9일(현지시간) 로이터와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IAEA는 지난 27일 발간한 9월 연례 이사회 보고서를 통해 북한 당국이 2021년 7월 초부터 냉각수를 배출하는 등 영변 핵시설 내 5MW(메가와트) 원자로를 재가동한 정황을 발견했다"고 밝혔다.
이는 IAEA가 2018년 12월 이후 처음으로 해당 원자로의 재가동 정황을 시사한 것이다. 영변 핵시설의 5MW 원자로는 북한의 핵무기 제작과 관련된 핵심 시설로, 해당 원자로를 가동한 후 발생한 폐연료봉을 재처리하면 핵무기의 원료인 플루토늄을 추출할 수 있다.
또한 IAEA는 올해 2월 중순부터 7월 초까지 5MW 원자로 근처의 폐연료봉 재처리시설인 방사화학연구소가 가동된 정황과 함께 평산 우라늄 광산의 채광·농축 활동도 발견했다고 덧붙였다.
이에 대해 보고서는 "북한의 핵 활동은 계속 심각한 우려를 부르는 원인"이라면서 북한의 핵무기 제조 활동이 다수의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결의를 명백하게 위반했으며 심히 유감스럽다는 입장을 되풀이했다.
해당 내용에 대해 WSJ은 북한의 핵 문제가 조 바이든 미국 행정부의 외교 정책에 새로운 문제로 떠오를 것이라고 지적했다.
과거 미국 백악관 국가안보회의의 대량파괴무기(WMD) 조정관을 지낸 게리 세이모어 브랜다이스대학 크라운중동연구센터 국장은 "북한이 핵무기 제조를 위해 플루토늄 생산을 재개한 정황"이라면서 "북한 당국은 이미 상당한 핵무기를 비축하고 있음에도 무기고를 더욱 확장하려 움직이고 있음을 보여준다"고 우려했다.
이와 관련해 미국 내 북핵 전문가인 지그프리드 헤커 스탠퍼드대 국제안보협력센터 선임연구원은 북한 당국이 플루토늄과 고농축 우라늄으로 만든 핵무기를 20∼60개 보유하고 있을 것으로 추산했다.
한편 바이든 행정부 측 고위당국자는 WSJ과 연합뉴스 측에 "해당 보고서 내용에 대해 알고 있으며, 이는 한반도의 완전한 비핵화를 달성하기 위해 대화와 외교가 시급하다는 점을 강조한다"고 논평했다.
앞서 2019년 2월 베트남 하노이에서 열린 북·미 정상회담에서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은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에게 영변 핵시설 폐기와 주요 대북 제재 해제를 맞교환할 것을 제안했으나 협상이 결렬됐다.
이후 미국의 정권이 바뀐 후, 조 바이든 행정부는 북한에 대화와 외교를 제의하고 있지만, 논의의 진척이 없는 상태다. 반면 김정은 위원장은 지난 1월 소형 핵무기와 핵 추진 중형 잠수함 개발을 포함한 핵기술 현대화 계획을 발표한 상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