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와대는 지난 24~26일 2박3일간 우리나라를 국빈 방문한 이반 두케 마르케스 콜롬비아 대통령의 만찬사와 사회관계망서비스(SNS) 활동 등 후일담을 공개했다.
박경미 청와대 대변인은 28일 오전 서면 브리핑을 통해 양국 정상의 만찬사를 공개했다.
이어 “오늘 그분들 가운데 두 분의 영웅을 모셨는데, 두 분 용사들을 비롯한 콜롬비아군의 숭고한 헌신 덕분에 한국은 지금의 번영을 이룩할 수 있었다”면서 “한국 국민들은 참전용사들의 희생을 결코 잊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두케 대통령은 만찬사에서 “최근 한국인을 입양했던 콜롬비아 병사의 손자를 만났다”면서 6·25전쟁 당시 콜롬비아 파병 군인과 한국인 전쟁고아의 특별한 인연을 언급했다.
두케 대통령은 “한국전에 참전했던 병사가 전쟁고아가 된 한국인을 입양했고, 그 병사는 한국전 참전 후 콜롬비아에 돌아올 때 입양한 아이를 데리고 와서 키웠다”면서 “이제 그 병사와 아이는 모두 작고했지만, 그 후손들은 여전히 콜롬비아에서 살아가고 있다”고 설명했다.
특히 두케 대통령은 방한 기간 중 총 27번의 트위터 메시지를 게재하며 활발한 SNS 활동을 벌여 눈길을 끌었다. 그는 지난 23일(현지시간) 콜롬비아를 출발하며 "역사적 관계 강화를 위해 한국을 국빈 방문한다"며 자신의 트위터 계정에 메시지를 올렸다.
이에 대해 문 대통령은 24일 두케 대통령의 메시지를 리트윗하며 "중남미와 북미 대륙에서 코로나 이후 첫 번째로 맞이하는 국빈이다. 중남미에서 유일한 한국전쟁 참전국이자, 진정한 친구 나라"라고 환영한 바 있다.
정상회담을 마치고 콜롬비아에 도착한 두케 대통령은 27일 트위터에 “이번 방문으로 우리는 역사적인 형제 관계를 강화하고, 혁신 포용적이고 지속가능하며 디지털적인 양자 협력을 더욱 진전시켰다”면서 “우리를 친절하게 맞아준 한국 국민들에게 감사와 애정을 전한다”고 메시지를 올렸다.
지난 25일 정상회담 후 가진 영빈관 만찬에는 콜롬비아의 한국전 참전용사인 기예르모 로드리게스 구즈만 옹과 알바로 로사노 차리 옹이 참석했다. 해외 참전용사가 국빈 방한에 함께한 것은 역대 처음 있는 일이었다.
로드리게 옹은 올해 91세로, 1952년 1월부터 12월까지 콜롬비아 파견대대 소대장으로 한국전에 참전했다. 현재 콜롬비아 참전용사 장교회(ASOVECOR) 회장을 맡고 있다. 로사노 옹은 올해 87세로, 1952년 12월 콜롬비아 육군 병사로 파병돼 이듬해 180고지와 불모고지 전투 등에 참전했고 현재 콜롬비아 참전협회(ASCOVE) 회장이다.
국빈 만찬에 한복을 입고 참석한 로드리게스 옹과 로사노 옹에게는 ‘평화의 사도’ 메달이 수여됐다.
‘평화의 사도’ 메달은 유엔(UN) 참전용사의 희생과 공헌을 기억하고 정부 차원에서 감사와 예우를 표명함으로써 UN 참전용사의 긍지와 자부심을 고취할 수 있도록 1975년부터 수여돼 왔다. 메달 수여식에선 참전용사들의 모습과 사연을 사진에 담아 온 사진작가가 찍은 사진이 액자에 담겨 전달됐다.
라미 현(현효제) 사진작가는 2013년 이후 5000명이 넘는 국내외 참전용사와 군인들의 모습을 카메라에 담아 왔고, 2017년부터 국내뿐 아니라 외국의 6·25 참전용사의 모습과 사연을 사진에 담는 ‘프로젝트 솔저 KWV’를 진행하고 있다.
한편 박 대변인은 “만찬의 말미에 ‘해군본부 군악의장대대’의 연주가 이어졌는데 연주곡은 콜롬비아의 ‘La Invitacion’과 한국의 ‘아름다운 나라’였다”면서 “‘La Invitacion’은 콜롬비아의 전 세대가 좋아하는 대중가요로, 다양한 매력을 가진 콜롬비아로 초대한다는 내용의 노래이고, ‘아름다운 나라’는 한국의 아름다운 사계절과 자연을 노래하며 우리가 행복한 사람이라는 내용을 담고 있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