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은행이 15개월 만에 기준금리 인상을 단행하면서 부동산 시장에 미치는 영향에도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단편적으로 금리 인상은 주택시장의 수요를 위축시키는 요인이 된다. 부동산 투자의 특성상 대출 등 레버리지 의존도가 높은 탓이다.
다만, 전문가들은 금리 인상폭이 크지 않고 전세시장 불안 등 다른 요인도 많아 집값이 안정되고 하락으로 돌아설지는 지켜봐야 한다는 전망이 우세했다.
고준석 동국대 법무대학원 겸임교수도 "금리 인상이 심리적으로 영향은 주겠지만 실질적인 부동산시장에 영향은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금리 인상이 집값에 하방 압력으로 작용하는 것은 맞지만, 현재의 부동산 시장은 금리 자체보다 공급부족과 규제완화 등 다른 요인에 따른 영향을 더욱 크게 받기 때문이다.
문제는 앞으로다. 금리는 한 번 오르기 시작하면 당분간 인상 기조가 유지되기 때문에 추후 시장에 미치는 파장이 클 수 있다. 빠르면 연내, 늦어도 내년 추가 인상 가능성이 높아 그 추이에 따라 집값이 하락반전할 가능성이 있는 것이다.
권대중 명지대 부동산학과 교수는 "기준금리 0.25%포인트 인상 자체는 시장 영향이 그리 크지 않을 수 있다"면서 "이번 금리 인상은 이제 저금리 시대는 지나갔다는 신호탄 격이다. 앞으로도 금리 추가 인상 가능성이 높기 때문에 부동산 시장에 영향이 커질 것"이라고 말했다.
양지영 R&C 연구소의 양지영 소장 역시 "지금까진 부동산 규제책에만 집값 방향성이 집중돼 있는 상황이었으나, 이제 기준금리 인상이 시작됐다"며 "입주물량이 본격적으로 늘어나는 시기까지 맞물리게 되면 집값은 크게 조정이 될 수 있다"고 봤다.
그러면서 "금리인상에 따른 레버리지 등을 이용한 부담스러운 투자는 위축되고 변동성이 커질 수 있다"며 "과도한 부채를 가진 사람들의 경우에는 부동산 등 자산에 대해 포트폴리오를 새롭게 짤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고 덧붙였다.
최근 금융권의 대출 한도 축소 등 움직임에 금리 인상까지 더해지면서 이자 부담으로 주택 거래가 줄고 집값 상승폭이 둔화하는 영향도 있을 수 있다.
함영진 직방 빅데이터랩장은 "금리 인상으로 종전보다 주담대 이자 부담이 증가하면서 낮은 이자를 활용한 주택구매와 자산투자가 제한될 것"이라며 "투자수요가 감소하면 주택 거래량이 줄고 가격 상승 속도도 둔화할 수 있다"고 예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