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4일 상조업계에 따르면 장춘재 한상공 이사장은 6월 정기총회가 끝난 뒤 이사회에 자진 사퇴 의사를 전달했다. 장 이사장의 임기는 2022년 5월 말까지이지만, 내달 추석 전까지만 이사장 역할을 수행하기로 한 것으로 전해졌다.
장 이사장의 조기 사퇴 배경에는 무보수·상근직으로 정해 둔 한상공 이사장 보수에 관한 정관과 성과급 미지급, 이사회와의 갈등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했다. 한상공은 지난 2018년 이사장 대행 체제를 거치면서 정관을 변경해 이사장 보수를 없애고, 상근직으로 근무하는 내용의 정관을 통과시켰다. 이후 공모를 거쳐 장 이사장이 취임했고, 무보수·상근직 정관은 그대로 유지했다. 경영 성과에 따라 3000만~6000만원 범위에서 성과급을 책정해 지급할 수 있는 규정이 있지만, 지난 6월 총회에서 성과급 안건도 부결되자 장 이사장은 사퇴 의사를 밝혔다.
장 이사장은 “1년 넘게 조합에서 일하면서 수면 장애가 올 정도로 신경을 많이 썼다. 지난해 말부터는 수면제를 먹어야 잠들 정도였는데, 더는 건강을 해치면서 이사장직을 유지할 필요가 없다고 판단했다”며 “처음부터 돈 때문이라면 지원도 안 했을 거다. 하지만 성과급은 그동안의 경영 성과를 이사회 이사들이 판단해 지급하는 거다. 이사회가 별다른 이유 없이 성과급 안건을 부결시켰는데, 이런 식으로 자존심을 건드리면 계속할 수 없는 것 아니냐”며 사퇴 배경을 말했다.
장 이사장은 이사회와의 갈등 또한 이번 사퇴의 원인이라고 밝혔다. 그는 “조합을 잘 이끌고 잘못된 부분은 바로잡아보겠다는 차원에서 들어왔는데, 총회나 이사회에 들어가면 이사장에 대한 성토의 장이었다”며 “공정거래위원회도 조합 정관에 대한 문제의식이 없다. 임기를 채울 수도 있었지만, 이런 문제를 알리기 위해 사퇴 결정을 했다”고 비판했다.
한편, 한상공은 추석 전까지 임추위를 꾸려 후임자를 공모하고, 그 이후에도 적임자를 찾지 못하면 이사장 대행 체제 또한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한상공 정관에 따르면 임추위는 이사회 이사들이 중심이 돼 구성한다. 임추위는 이사장 지원자를 공모받고, 향후 정기총회에서 투표를 통해 이사장 선출 여부를 결정한다. 이 과정에서 이사장을 선출하지 못하면 이사회를 통해 직무대행 체제로 전환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