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불어민주당이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 관련 단체에 대한 명예훼손을 금지하는 내용의 법안을 발의하자 야권이 이를 비난하고 나섰다. 특히, 법안에 정의기억연대(정의연) 사건으로 물의를 일으킨 윤미향 의원도 포함된 것으로 알려지면서 질타가 이어지고 있다.
24일 정치권에 따르면, 인재근 민주당 의원은 지난 13일 '일제하 일본군위안부 피해자에 대한 보호·지원 및 기념사업 등에 관한 법률' 개정안을 발의했다.
인 의원은 최근 국내외에서 위안부 관련 역사를 공공연하게 부정·왜곡하고 피해자를 모욕해 명예를 훼손하는 사례가 발생하고 있어 법안을 발의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해당 개정안은 피해자‧유족만 아니라 위안부 관련 단체에 대한 '사실 적시'까지 금지해 표현의 자유를 해친다는 비난을 받고 있다. 또 정의연 이사장 출신이며 최근 부동산 의혹에 따라 민주당에서 제명된 윤미향 무소속 의원이 함께 이름을 올리면서 더욱 논란이 되고 있다.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는 이날 자신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인 페이스북을 통해 “민주당이 위안부 할머니와 유족뿐만 아니라 위안부 관련단체에 대한 사실 적시까지 금지시키는 ‘위안부 비판 처벌법’을 만들려고 한다”며 “더 놀라운 것은 정의연 후원금을 유용한 혐의 등으로 재판을 받고 있는 윤 의원이 공동발의자로 참여했다는 것이다. 이것은 사실상 ‘정의연 보호법’, ‘윤미향 보호법’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라고 지적했다.
이어 “이 법안은 현 정권의 ‘반(反)자유주의’ 또는 ‘전체주의’ 성향을 보여준다”며 “대북전단금지법, 언론중재법에 이은 표현과 양심의 자유에 재갈을 물리려는 반 자유주의 시리즈물이다. 현 정권은 생각이 다른 국민을 적폐로 몰아가고 법으로 처벌하려 한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또 해당 법안은 ‘국가의 사유화’ 성향을 보여준다. 현 정권 들어서 ‘운동권 셀프 특혜법’ 시리즈물이 난무하다”며 “민주화유공자의 배우자와 자녀에게 학자금을 주고 주택대출을 지원하려다 여론에 밀려 철회했던 ‘민주화유공자예우법’이 연상된다. 위안부 비판 처벌법도 국민 모두가 함께 책임져야 할 위안부 할머니 분들을 특정단체의 재산으로 독점하겠다는 심보로 보인다”고 비난했다.
원희룡 경기도지사도 이날 페이스북에 ‘언론중재법에 이어 윤미향 셀프 보호법까지, 차라리 민주당 비판 금지법을 만들라’는 제목의 글을 올리며 “언론중재법에서는 삽화를 명시해 조국을 달래주고 유튜브를 제외해 유시민에게 자유를 주더니, 이번에는 윤미향 셀프 보호법으로 민주당 스스로 면죄부를 주고 있다”고 비판했다.
그는 “위안부 피해자와 유족을 내세우며 슬쩍 관련 단체를 끼워 넣기 했다”며 “이렇게 되면 윤 의원과 정의연 비리 의혹을 비판했던 이용수 할머니까지 위법 대상이 될 수도 있다. 민주당은 국민, 피해자를 위한 입법인 척하면서 결국 자신들을 보호하기 위한 입법만 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유승민 전 의원 캠프 권성주 대변인도 논평을 통해 이를 정의연보호법이라고 칭하며 “위안부단체의 명예를 가장 심각히 훼손한 자가 바로 윤 의원이라는 것은 모든 국민이 알고 있다”며 “이 법안은 할머니들의 상처를 유용한 이들을 비판할 수도 없게 만들겠다는 악랄한 시도다. 즉각 법안 발의를 철회하고 윤 의원은 의원직을 사퇴하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