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불어민주당 대선 예비후보인 이재명 경기도지사가 모든 경기도민에게 재난지원금을 지급하겠다고 밝혔다.
이 지사는 13일 경기도청에서 “경기도는 시군과 도의회 건의를 바탕으로 보편지급 당위성과 경제효과를 고려해 5차 재난지원금에서 제외된 분들을 포함해 모든 도민에게 재난지원금을 지급하고자 한다”며 “재원은 원칙적으로 도가 90%, 시군이 10%씩 부담하기로 했다“고 말했다.
앞서 정부는 5차 재난지원금을 소득하위 88%의 국민에게 지급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그러나 경기도 31개 시군과 도의회는 지원금을 받지 못하는 도민들에 대해서도 지원금을 지급해달라고 이 지사에게 건의했으며, 이 지사는 경기도민이라도 재난지원금을 보편 지급하겠다고 선언했다.
이에 따라 경기도는 정부 지원을 받지 못하는 나머지 12%의 도민에게도 재난지원금을 지급할 방침이다. 총예산 규모는 4151억원으로, 경기도가 3736억원, 시군이 415억원을 부담하게 된다. 수원, 용인, 성남, 화성, 시흥, 하남 등 교부세액이 중앙정부 몫 매칭액에 미달하는 시군에는 예외적으로 도가 부족액을 100% 보전한다.
이 지사는 민주당 대선 예비후보들이 100% 재난지원금 지급을 두고 ‘역차별’이라고 반발한 데 대해서는 “경기도의 전 도민 재난지원금 지급은 정부 정책을 보완‧확대하는 것이고, 지방자치의 본질에 부합하는 것”이라며 “중앙정부 정책의 수혜대상에 더해 지방정부가 수혜대상을 늘리는 일은 현재도 일상적이며 그 예는 부지기수”라고 강조했다.
그러자 이 지사의 라이벌인 이낙연 전 대표는 “다른 시·도민들이 어떻게 받아들일지 걱정된다”고 지적했다.
이 전 대표는 이날 오전 한국노동조합총연맹을 방문한 뒤 기자들과 만나 “지자체 자율성도 중요한 가치이지만, 전 국민이 국회의 결정을 받아들이고 있었을 것”이라며 “형평성이 손상됐다는 점은 고려할 사항이다. 그 점을 충분히 고려했더라면 하는 아쉬움이 있다”고 전했다.
정세균 전 국무총리 측도 반발했다.
조승래 정세균캠프 대변인은 이날 논평을 내고 “민주당 당론을 위배하고 대통령을 비롯한 당정청의 깊은 논의와 고심 어린 결정을 무시한 이재명 지사에게 경고한다”며 “이 지사는 국론을 분열시키는 문재인 정부 차별화를 즉각 중단하라”고 말했다.
이어 “이 지사는 지금까지 다섯 차례 재난지원금이 지급될 때마다 번번이 정부와 대통령의 결단을 가로막아 왔다”며 “자신이 주장하는 기본소득의 당위성을 위해 대통령이 임명한 부총리를 조롱하고 사회적 분열과 갈등을 유발시켰다”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경기도의 전 도민 재난지원금 지급은 국회는 물론 당과 정부, 청와대가 합의하고 대통령이 결단한 국가 시책을 정면으로 위배한 문재인 정부에 대한 반역”이라며 “먼저 민주당 지도부에 당론을 위배한 이 지사의 결정에 대한 징계를 요구한다. 국회와 당, 정부, 청와대까지 합의한 사안을 뒤엎은 민주당 소속 이 지사의 독선에 당은 즉각적인 징계 절차를 논의해야 할 것”이라고 전했다.
다만 민주당 지도부는 지자체가 알아서 할 부분이라며 선을 그었다. 고용진 민주당 수석대변인은 이날 오전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 직후 기자들과 만나 “당 지도부는 중앙과 달리 지자체가 알아서 할 영역이라는 원론적인 입장을 이야기한 바 있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