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일 업계에 따르면 한국주식투자자연합회(한투연)는 이날로 예정됐던 K스톱 운동 결행을 하루 앞둔 9일 시행일 변경을 결정했다. 일부 투자자와 기관이 시행일을 앞두고 K스톱 운동 대상 종목을 사전에 매집했다가 시행 당일 대거 매도해 차익을 거두는 것을 방지하기 위해서다.
한투연 관계자는 "시행착오를 줄이기 위해 시행일을 미리 발표하지 않고 시행일에 임박해 발표할 예정"이라며 "이르면 이번 주, 늦어도 다음 주 중으로 최종 공지를 하겠다"고 설명했다.
한투연이 급하게 K스톱 운동 시행일을 변경한 배경에는 지난달 15일 시행했던 K스톱 운동의 실패가 자리한다. 당시 한투연은 코스닥 공매도 잔고 1위 종목인 에이치엘비를 K스톱 대상 종목으로 선정, 집중적인 매수를 촉구했다. 전날 3만5200원으로 마감했던 에이치엘비 주가는 이날 장중 한때 4만3000원으로 치솟으며 주가가 상승하면 타격을 입는 공매도 세력에 타격을 입히는 듯했다.
한투연 관계자는 "7월 K스톱 운동 당시 주식 리딩방을 비롯해 일부 유튜버 등이 사전에 주식을 매집했다가 결행 시간에 맞춰 주식을 매도, 시세차익을 볼 것을 주문했다"며 "8월 K스톱 운동에서는 이 같은 실패를 반복하지 않기 위해 대상 종목 발표 시간을 늦출 예정"이라고 밝혔다.
7월 K스톱 운동 이후 시작된 금융당국의 조사에 대해서는 두려울 것이 없다는 기존의 입장을 유지했다. 앞서 금융위원회는 지난 1일 '특정종목 집중매수 운동 관련 유의사항'을 배포하고 K스톱 운동에 대해 집중매수 시점과 방법을 특정해 매수를 독려하는 행위로 규정했다. K스톱 운동을 자본시장법 등을 위반한 부정거래 행위로 볼 수 있다고 경고한 셈이다. 현재 한국거래소가 K스톱 운동 등에 대해 자본시장법 위반 사항 등을 점검하고 있다.
다만 K스톱 운동을 자본시장법 위반으로 처벌하기는 어렵다는 것이 한투연의 입장이다. 한투연 운영진이 K스톱 운동을 통해 차익거래를 실현하는 등의 금전적 이익을 취하지 않았기 때문에 처벌 대상이 아니라는 반론이다.
한투연 관계자는 오히려 "한국거래소가 지난달 K스톱 운동을 조사하다 보면 당시 기관 투자자와 리딩방 등 공매도 세력의 부정거래 정황이 포착될 것"이라며 "금융당국은 조사 과정에서 밝혀질 공매도 세력의 위법 행위를 처벌해야 할 것"이라고 역설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