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언론의 주식시장 개입' 두고 관영매체 간 이례적 충돌

2021-08-09 07: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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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둥성 선전상보 “관영 언론이 자본시장 교란” 직격

“일부 매체가 상장사에 대해 무책임하게 왈가왈부” 비난

[사진=로이터]
 

빅테크(대형 기술기업)에 대한 규제를 둘러싸고 중국 관영 매체 간 충돌이 일어났다. 중국 관영 매체는 정부의 통제를 받으며 정책을 전하는 역할을 하기 때문에, 논조의 차이가 거의 없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그만큼 매체 간 이견이 일어나는 일이 이례적이란 얘기다.

최근 홍콩명보 등 중화권 매체에 따르면 중국 광둥성 선전시의 지역 매체인 선전상보는 지난 5일 ‘언론의 주식시장 교란을 주의하라’는 제목의 논평을 내놨다.
논평은 “일부 매체들이 상장회사를 지목하고 무책임하게 왈가왈부하고 있다”며 “지난주 관영매체가 온라인게임, 전자담배, 성장호르몬 등 5개 분야를 지목하면서 관련 주식의 폭락사태가 빚어졌다”고 했다. 이어 “언론이 주식시장에 간섭하지 않도록 주의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선전상보는 매체 이름을 직접 거론하지 않았지만, 중국 대표 관영언론인 신화통신과 신화통신 산하 경제지 경제참고보, 공산당 중앙위원회 당보인 경제일보를 겨냥한 것으로 해석된다. 신화통신은 최근 온라인게임과 전자담배 등 산업에 대한 당국 규제를 촉구하는 기사를 잇달아 실었고, 관련주의 주가가 폭락하는 일이 발생했기 때문이다.

또 경제일보는 논평을 통해 온라인에서 저속한 콘텐츠를 확산시키는 영상 스트리밍 플랫폼의 사업모델에 이의를 제기하며 더 강력한 규제를 가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해당 논평은 관영 인민일보를 통해서도 다시 게재됐다.

선전상보는 선전시 보도집단 산하의 매체다. 선전 보도집단은 선전시 공산당 위원회와 선전시 당위원회 선전부 직속 기구다.

즉 중앙 관영매체들의 보도에 주식 시장이 출렁이자, 지역 관영매체가 공개 비판에 나서는 이례적인 상황이 중국에서 벌어진 것이다.

특히 선전시는 중국의 '개혁·개방 1번지'이자 '기술 허브'다. 중국 최대 통신장비 업체인 화웨이와 중국 최대 IT 기업인 텐센트 등 많은 대기업이 둥지를 틀고 있다는 점에서 주목된다. 선전상보가 선전시위원회 소속이지만, 선전에서 활동하는 기업들을 대변하려 한 것 아니냐는 지적이 나오는 이유다. 선전상보는 논란이 커지자 해당 기사를 삭제했다.

명보는 EFG자산관리의 분석을 인용해 "많은 투자자는 중국 당국의 규제가 무작위적이며 시장이 투자할 수 없게 됐다고 믿는 듯하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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